호암 이병철의 기업가 정신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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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0-03-19 10:21 조회3,824회 댓글0건본문
호암이 30여 년에 걸쳐 수집한 작품을 바탕으로 1982년 개관한 용인 호암미술관 앞에 모인 참가자들.
“호암의 인간적인 면까지 알게 돼 기뻐”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탄생 100주년을 맞아 (주)CS뉴스프레스가 주관하고 삼성그룹이 후원한 ‘호암캠프’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2월 1~3일까지 서울, 대구, 의령에서 이뤄진 이 캠프에는 사전에 선발된 110명의 대학생이 참가해, 삼성본관 및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탐방, 전문가 세미나, 호암의 의령생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행사는 CS뉴스프레스(舊 月刊朝鮮社)가 주최하는 여섯 번째의 대학생 대상 행사로서, 삼성그룹의 초석을 마련한 고(故) 이병철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20대의 청년들에게 알리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행사 첫날인 2월 1일, 참가자들은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빌딩 다목적홀에 모여 간단한 공지사항을 전달받고 1층에 위치한 삼성전자 쇼룸(show room)을 견학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을 거쳐, 수원의 삼성전자 사업장을 둘러봤다. 축구장 250개를 합쳐놓은 172만㎡의 부지에 세워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당초 1969년에 조립공장으로 출발한 곳이었다. 당시 36명이었던 근무 인원은 현재 2만5000명으로 늘었다.
현재 생산 시설 및 인력은 다른 곳으로 모두 이전했으며, 전체 인원 중 60%가 연구 인력이고, 40%는 업무지원 인력이다. 캠프 참가자인 김은정(한국외대 그리스불가리아어과 1학년)씨는 “연구원들의 분주한 모습을 통해 살아 숨쉬는 삼성의 열정이 피부로 느껴진다”며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삼성의 속살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역사관 초입에는 고 이병철 회장의 흉상이 세워져 있어, ‘사업보국(事業報國)’을 꿈꿨던 그의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장에 외부인이 단체로 방문한 것은 이번 호암캠프가 처음”이라고 밝혀, 이번 행사에 대한 삼성 측의 기대를 보여줬다.
네 차례 세미나
참가자들은 사업장 투어를 마치고, 경북 대구로 이동해 정상은(鄭常恩) 한남대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정 교수는 ‘삼성그룹은 어떤 곳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삼성그룹의 오늘날 성공요인으로 “강력한 오너십, 고강도의 구조조정, 계열사 협력체제, 무파벌주의, R&D와 디자인”을 꼽았다.
호암캠프의 둘째 날에는 총 네 차례에 걸쳐 고 이병철 회장에 대한 세미나가 이뤄졌다. 조영호(趙永鎬) 아주대 교수는 ‘호암의 인재경영과 조직관리’, 야나기마치 이사오 일본 게이오대(大) 교수는 ‘창업기업가 이병철의 성공과 좌절’, 최우석(崔禹錫) 전(前)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은 ‘내가 본 인간 이병철’, 고승희(高承禧) 단국대 명예교수는 ‘호암의 한국사회 공헌도’라는 주제로 각각 1시간20분씩 강의를 하고, 30분 동안 학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호암캠프에 참가한 사석웅(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3학년)씨는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기업가 정신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행사였다”며 “세미나를 통해 호암선생이 강조한 사업보국, 인재제일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총 네 차례의 세미나가 끝난 이후인 오후 7시부터는 고인수(高仁洙) 삼성전자 부사장이 학생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고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인사(人事) 업무를 맡아온 고 부사장은 ‘고 이병철 회장은 한 지원자가 완벽한 답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서 나갈 때 구두에 묻은 흙을 보고 품행이 단정하지 못하다며 탈락시켰던 사연’ 등과 같이 취업 준비생에게 도움이 되는 얘기를 들려줘 큰 박수를 받았다.
공식 세미나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총 9개 조로 나뉘어 자유주제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캠프의 마지막 날 이뤄진 조별 토론 및 시상에서는 ‘초일류기업과 국가브랜드’라는 주제로 발표한 8조가 대상을 차지했다. 조장 최웅석(숭실대 경영학부 2학년)씨는 “호암캠프의 참가자로 확정된 다음부터 조별 토론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홍지선(베이징대 광고학과 4학년)씨는 “이병철 회장이 이룩한 결과물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런 인물이 없었다면, 오늘날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과연 가능했을지 의문이 들 정도”라면서 “캠프에 참가하기 전에는 단편적인 부분만 조금 알고 있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호암의 인간적인 면까지 알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지혜(동국대 국제통상학과 3학년)씨는 “단순히 취업 준비용으로 외우던 삼성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그 시초부터 지금의 거대한 삼성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호암생가 방문
참가자들은 마지막 날 고 이병철 회장이 태어난 경남 의령의 생가(生家)를 방문했다. ‘명당 중의 명당’이라 불리는 터에 자리 잡은 그의 생가엔 “부자의 기운을 받겠다”는 방문객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노적봉(露積峯) 형상의 산자락 끝에 자리잡아 멀리 10리 밖으로 남강(南江)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에 두꺼비, 거북이, 자라 등 형상의 암벽까지 갖추고 있다. 참가자들은 “호암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며 바위에 손을 올렸다.
심민아(영남대 중어중문과 4학년)씨는 “생가 앞 고즈넉한 길을 보니 호암이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세운 서당 문산정에서 논어책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그려진다”면서 “이곳에 그대로 남아있는 그의 기(氣)와 정신이 우리 젊은이들의 마음에도 오래 숨쉬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종섭 의령군 부군수는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대형 공장, 철도, 고속도로가 없는 의령군은 경남에서 가장 작은 지역”이라며 “큰 인물 한 명이 한 지역과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는 만큼, 호암의 정신을 이어 세계를 변화시킬 인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CS뉴스프레스(舊 月刊朝鮮社)가 주최하는 여섯 번째의 대학생 대상 행사로서, 삼성그룹의 초석을 마련한 고(故) 이병철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20대의 청년들에게 알리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행사 첫날인 2월 1일, 참가자들은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빌딩 다목적홀에 모여 간단한 공지사항을 전달받고 1층에 위치한 삼성전자 쇼룸(show room)을 견학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을 거쳐, 수원의 삼성전자 사업장을 둘러봤다. 축구장 250개를 합쳐놓은 172만㎡의 부지에 세워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당초 1969년에 조립공장으로 출발한 곳이었다. 당시 36명이었던 근무 인원은 현재 2만5000명으로 늘었다.
현재 생산 시설 및 인력은 다른 곳으로 모두 이전했으며, 전체 인원 중 60%가 연구 인력이고, 40%는 업무지원 인력이다. 캠프 참가자인 김은정(한국외대 그리스불가리아어과 1학년)씨는 “연구원들의 분주한 모습을 통해 살아 숨쉬는 삼성의 열정이 피부로 느껴진다”며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삼성의 속살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역사관 초입에는 고 이병철 회장의 흉상이 세워져 있어, ‘사업보국(事業報國)’을 꿈꿨던 그의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장에 외부인이 단체로 방문한 것은 이번 호암캠프가 처음”이라고 밝혀, 이번 행사에 대한 삼성 측의 기대를 보여줬다.
네 차례 세미나
학생들이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강의를 듣고 있다. |
참가자들은 사업장 투어를 마치고, 경북 대구로 이동해 정상은(鄭常恩) 한남대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정 교수는 ‘삼성그룹은 어떤 곳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삼성그룹의 오늘날 성공요인으로 “강력한 오너십, 고강도의 구조조정, 계열사 협력체제, 무파벌주의, R&D와 디자인”을 꼽았다.
호암캠프의 둘째 날에는 총 네 차례에 걸쳐 고 이병철 회장에 대한 세미나가 이뤄졌다. 조영호(趙永鎬) 아주대 교수는 ‘호암의 인재경영과 조직관리’, 야나기마치 이사오 일본 게이오대(大) 교수는 ‘창업기업가 이병철의 성공과 좌절’, 최우석(崔禹錫) 전(前)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은 ‘내가 본 인간 이병철’, 고승희(高承禧) 단국대 명예교수는 ‘호암의 한국사회 공헌도’라는 주제로 각각 1시간20분씩 강의를 하고, 30분 동안 학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호암캠프에 참가한 사석웅(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3학년)씨는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기업가 정신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행사였다”며 “세미나를 통해 호암선생이 강조한 사업보국, 인재제일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총 네 차례의 세미나가 끝난 이후인 오후 7시부터는 고인수(高仁洙) 삼성전자 부사장이 학생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삼성 딜라이트관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제품을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살펴보고 있다. |
고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인사(人事) 업무를 맡아온 고 부사장은 ‘고 이병철 회장은 한 지원자가 완벽한 답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서 나갈 때 구두에 묻은 흙을 보고 품행이 단정하지 못하다며 탈락시켰던 사연’ 등과 같이 취업 준비생에게 도움이 되는 얘기를 들려줘 큰 박수를 받았다.
공식 세미나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총 9개 조로 나뉘어 자유주제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캠프의 마지막 날 이뤄진 조별 토론 및 시상에서는 ‘초일류기업과 국가브랜드’라는 주제로 발표한 8조가 대상을 차지했다. 조장 최웅석(숭실대 경영학부 2학년)씨는 “호암캠프의 참가자로 확정된 다음부터 조별 토론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홍지선(베이징대 광고학과 4학년)씨는 “이병철 회장이 이룩한 결과물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런 인물이 없었다면, 오늘날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과연 가능했을지 의문이 들 정도”라면서 “캠프에 참가하기 전에는 단편적인 부분만 조금 알고 있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호암의 인간적인 면까지 알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지혜(동국대 국제통상학과 3학년)씨는 “단순히 취업 준비용으로 외우던 삼성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그 시초부터 지금의 거대한 삼성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호암생가 방문
참가자들은 마지막 날 고 이병철 회장이 태어난 경남 의령의 생가(生家)를 방문했다. ‘명당 중의 명당’이라 불리는 터에 자리 잡은 그의 생가엔 “부자의 기운을 받겠다”는 방문객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노적봉(露積峯) 형상의 산자락 끝에 자리잡아 멀리 10리 밖으로 남강(南江)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에 두꺼비, 거북이, 자라 등 형상의 암벽까지 갖추고 있다. 참가자들은 “호암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며 바위에 손을 올렸다.
심민아(영남대 중어중문과 4학년)씨는 “생가 앞 고즈넉한 길을 보니 호암이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세운 서당 문산정에서 논어책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그려진다”면서 “이곳에 그대로 남아있는 그의 기(氣)와 정신이 우리 젊은이들의 마음에도 오래 숨쉬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종섭 의령군 부군수는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대형 공장, 철도, 고속도로가 없는 의령군은 경남에서 가장 작은 지역”이라며 “큰 인물 한 명이 한 지역과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는 만큼, 호암의 정신을 이어 세계를 변화시킬 인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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