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땅에서 나치 깃발이 휘날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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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7-08-17 10:20 조회8,48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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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극우 백인민족주의자들의 행진에서 한 참가자가 나치 깃발을 들고 있다. 사진 출처:트위터
“21세기에 미국에서 나치식 경례를 목격하다니, 믿기 어렵다.”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 대표는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백인민족주의 난동에 대해 13일 트위터에 이런 반응을 올렸다. 영국독립당은 여느 극우정당처럼 강한 반이민 성향을 보이지만 샬러츠빌 난동은 그가 보기에도 매우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이번 난동 때 나치 깃발과 구호가 전면에 등장한 점이 미국 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극우파의 막가는 행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2차대전 때 나치와의 싸움에서 20만여명이 전사한 미국에서 나치 추종자들이 공공연히 난동을 부린 것은 상상 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나치 추종자들의 ‘커밍아웃’은 오랫동안 연방수사국(FBI)의 표적이었던 큐클럭스클랜(KKK)의 ‘부활’보다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4일 2차대전 참전 군인들의 탄식을 전했다. 하원의원을 지낸 존 딩겔(91)은 “난 73년 전에 나치와 싸우려고 입대했으며, (지금도) 그래야만 한다면 다시 그럴 것이다”, “증오와 편견, 파시즘이 이 나라에서 자리 잡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네오나치(신나치)는 나치 깃발을 휘둘렀을 뿐 아니라 나치식 경례를 하고, 나치처럼 횃불 행렬을 조직했다. 미국의 신나치는 “피와 땅” 같은 나치의 구호를 외치고, 독일어 표현까지 쓰며 나치와 히틀러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일 정부도 비난에 가세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대변인은 “이번 극우주의자들의 행진에서 나타난 모습은 극도로 역겨우며,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증오의 가장 노골적이고 사악한 형태를 보여줬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독일에서는 깃발을 비롯한 상징물 사용 등 나치 추종 행위 자체가 불법이다. 미국의 유대계 지도자들도 우려를 표한 가운데,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기념관은 “나치의 반유대 이데올로기는 결국 살인적 정책과 600만 유대인 절멸의 전조가 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번에 ‘실력’을 발휘한 나치 추종자들을 억제하기 위한 조처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인터넷 도메인 업체 고대디와 검색엔진 구글은 신나치 사이트 ‘데일리 스토머'의 도메인 등록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신나치와 큐클럭스클랜 등의 사이트 여러 개를 공격해 다운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가디언>은 샬러츠빌에서 신나치 집회를 이끈 것은 ‘선봉 아메리카’라는 조직이며, 설립자는 올 1월 해병대에서 제대한 딜런 하퍼(29)라고 보도했다. 하퍼는 하사로 복무하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다. 1년 남짓 된 이 조직은 유럽계 백인만 회원으로 받고 있다. 차량 충돌로 1명을 숨지게 하고 19명을 다치게 한 제임스 앨릭스 필즈(20)도 이 조직의 상징 문양을 넣은 방패를 들고 회원들과 함께 현장에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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