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세계화 주도하는 미국 뉴욕대 한인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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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1-04-13 10:06 조회5,45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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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의 한식당중에는 한식 고유의 명칭을 쓰지 않고 정체불명의 이름으로 음식을 소개한 경우가 많아 한식 세계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진은 잡채를 Clear Noodle, 떡볶이를 Spicy Rice Pasta, 육개장을 Mongolian Hot Pot 등으로 표기한 뉴욕 한식당의 메뉴판./연합뉴스
미국 뉴욕대(NYU) 대학원의 한인학생회(회장 이동석)는 뉴욕 한식당을 대상으로 한식당 메뉴 정비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한식당 메뉴판에 한식의 고유명사를 쓰지 않고 정체불명의 이름을 쓰거나 음식을 설명하는 설명문만을 넣은 경우, 또 반대로 영어 설명 없이 고유명사만 써넣어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잡채를 ’Clear Noodle Pasta’, 막걸리는 ’Rice Wine’으로 파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육개장을 ’Mongolian Hot Pot(몽골식 스튜)’로 표기하고 떡볶이는 ’Spicy Rice Pasta(매운 쌀 파스타)’라고 메뉴판에 적는 등 웃지 못할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이 캠페인을 기획한 NYU 한인학생회의 강우성 부회장은 “이 때문에 맨해튼의 규카쿠 같은 유명 일식당에서는 잡채를 ’자푸채’, 막걸리를 ’마코리’ 등으로 브랜드화해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외국인들이 한식을 한식이 아닌 일식이나 다른 나라 음식으로 알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입소문 마케팅’도 이뤄지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한인학생회는 학생들이 다니면서 모은 한식당 메뉴판을 분석해 이런 오류들을 판별해 낸 뒤 미 동부지역에 결성된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에 전달해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 미국인 입맛 사로잡은 떡과 식혜
통상 서양 사람들은 한국 음식 중 떡과 식혜를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인들이 떡의 쫄깃한 질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식혜는 탁한 색의 국물 속에 밥풀이 떠있는 모양이 반감을 준다고 한다.
하지만 작년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 외식산업박람회(NRA)에 참가한 한식 홍보관에서는 떡과 식혜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떡을 작고 달게 만들고 최대한 모양과 색깔을 화려하게 해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식혜도 밥풀을 없애고 국물만 제공했더니 사전에 준비한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해외 현지시장 소비자들의 기호와 특색을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였다.
뉴욕 맨해튼 32가에 있는 한식당 ’돈의보감(대표 최경림)’은 한인타운에 자리 잡은 한식당이지만, 고객 중 서양인 비중이 50%를 넘고 중국과 일본 등 동양계까지 합하면 70% 이상을 외국인 손님이 차지한다.
매장을 들어서면 와인바를 연상시키는 깔끔한 서구식 실내장식이 호평을 받는데다 고기와 와인을 매치시키는 주 메뉴가 현지인들에게도 친숙한 품목이기 때문이다.
이 식당은 와인삼겹살과 쇠고기, 숯불구이가 주력 메뉴고 찌개와 식사류 등 다양한 메뉴와 함께 김치와 깍두기, 오징어볶음 등 7-8가지 밑반찬을 제공한다.
종업원들은 세련된 매너와 유창한 영어로 손님을 안내하고 한식 먹는 법까지 설명해준다.
뉴욕타임스(NYT)가 한국 바비큐 식당을 가면 정신없이 시끄럽고 종업원이 날카로운 가위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마치 ’병원의 응급실’ 같다고 꼬집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형적인 한식 고깃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음식점들이 대개 퓨전스타일의 변형된 한식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음식은 고기부터 찌개류에 이르기까지 전형적인 한식이다.
맨해튼의 한식당을 찾는 서양인은 이미 한식을 접해보거나 한식에 대해 알고 있는 고객들이어서 전통적인 한국 음식을 맛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 식당의 최경림 대표는 “요즘 뉴욕에서는 태국식당이 중식당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비결은 깨끗한 인테리어와 친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식당의 기본은 음식이지만 외국사람이 3년 된 묵은지의 맛을 알 수는 없기 때문에 식당의 분위기와 종업원의 친절한 서빙, 가격 등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해외 한식당마다 음식의 편차가 너무 크다”면서 “외국인들은 우선 한식에 대해 듣거나 사진을 본 뒤 맛을 보고 싶어서 한식당을 찾는데 식당에 가서 주문해보면 전에 듣거나 봤던 사진과는 많이 다른 음식이 나와 당혹스러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세계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식의 재료와 조리법, 양 등을 어느 정도 통일시켜 어느 식당을 찾아도 특정 요리를 시키면 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맨해튼 32가에서 한식당 강서회관을 운영하는 곽자분 사장(57)은 “일식당이나 중식당에 비해 한식당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밑반찬에 들어가는 비용”이라며 “앞으로는 반찬의 양을 줄이고 보기 좋게 제공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곽 사장은 “한국 요식업계의 최근 동향이나 트렌드 등에 관한 정보가 아쉽다”면서 “한국에 자주 들어가기도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이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나 정보 제공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미국에서 실패한 한식당
뉴욕 맨해튼 8번가에 문을 열었던 한 한식당은 작년 말 망해서 문을 닫았다.
전통적인 한식당에서 벗어나 현대식 인테리어와 깔끔한 식기류와 와인, 퓨전식 메뉴를 구비해 서구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야심 찬 포부와 달리 이 식당은 현지인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이 식당은 한식 메뉴를 현지 스타일에 맞게 전채(애피타이저)와 메인 메뉴, 후식(디저트) 등으로 나눠 분류해 제공했고 대신 반찬은 제공하지 않았다.
깔끔한 분위기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대신 한인 타운의 전형적인 한식당보다 다소 높은 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테이블 가득 반찬을 차려주는 한식당의 스타일을 접해본 외국인 고객들은 왜 반찬을 주지 않느냐고 항의했고 외국인 고객들 사이에 반찬도 주지 않으면서 가격만 비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영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 LA에선 세련된 한식당 인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한식의 세계화, 고급화에 성공한 한식당으로는 ’개나리(Gyenari)’가 꼽힌다.
지난 2008년 7월 문을 연 이 식당은 LA 한인타운에서 남서쪽으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컬버시티라는 도시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다.
식당 주변은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그리스 레스토랑, 일식집 등 20여 개의 식당이 모여 있어 ’개나리’는 세계 각국의 맛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식당 대표 윌리엄 신(한국명 신승모)씨는 한인 1.5세다.
신 대표는 “언젠가 일본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한식을 먹었는데 ’한국 사람이라면 이렇게 한국 음식을 못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한국 식당을 한번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개나리’ 입구에 들어서면 고급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칵테일바와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라운지가 눈에 띈다.
벽면은 개나리 벽화를 유리로 마감해 부드러움과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게 하는 등 기존의 정형화된 한식당 실내장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현지인들이 멋있다고 느낄 수 있는 세련된 실내장식으로 내부를 꾸몄다.
테이블마다 그릴에 연기를 아래로 흡수하는 장치가 달려 있어 한국식 바비큐를 즐기면서도 옷에 냄새가 밸 염려가 없도록 배려했다.
’개나리’는 갈비, 불고기, 비빔밥 등 정통 한식에 충실한 메뉴와 함께 토마토 샐러드, 코리안 나초 등 다양한 ’캘리포니아스타일 한식’ 메뉴를 내놓고 있다.
전통과 퓨전이 조화를 이룬 고급한식당을 표방하고 있는 것.
지난 6일 오후 6시께 찾은 이 식당에는 한국인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있을 뿐 나머지 손님과 종업원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신 씨는 “음식은 한식이지만 식당 운영은 미국식으로 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한국 식당의 이미지가 대체로 한국인들만 이용하는 곳으로 한국말을 못하면 제대로 음식을 즐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깔끔한 외모의 현지 종업원들을 고용해 손님들에게 영어로 한식을 친절하게 설명해줄 수 있게 했다.
부인과 함께 어린 자녀 2명을 데리고 열심히 고기를 굽는 에릭 홉킨스 씨는 “아이들이 한식을 좋아해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이 식당에 온다. 특히 바비큐와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25년 전 회사에서 동료를 따라 한식을 처음 맛본 후 계속 한식을 즐긴다고 했다.
신 씨는 “한국 음식을 좀 고급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인타운에서 너무 저가공세를 해 외국인들한테 한식이 싼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식당에서 인기있는 메뉴는 역시 바비큐와 비빔밥이다.
특히 비빔밥이 건강식인데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가장 찾는 사람이 많다.
신 씨는 “점심때는 손님의 80%가 돌솥 비빔밥을 먹는다”고 전했다.
그는 “전통한식만 고집하는 것보다는 한국의 기본 음식에다 현지 스타일에 맞는 적절히 변형된 음식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메뉴 개발이 중요하다”면서 “세계화된 일식도 전통에서 많이 변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식당 메뉴판에 한식의 고유명사를 쓰지 않고 정체불명의 이름을 쓰거나 음식을 설명하는 설명문만을 넣은 경우, 또 반대로 영어 설명 없이 고유명사만 써넣어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잡채를 ’Clear Noodle Pasta’, 막걸리는 ’Rice Wine’으로 파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육개장을 ’Mongolian Hot Pot(몽골식 스튜)’로 표기하고 떡볶이는 ’Spicy Rice Pasta(매운 쌀 파스타)’라고 메뉴판에 적는 등 웃지 못할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이 캠페인을 기획한 NYU 한인학생회의 강우성 부회장은 “이 때문에 맨해튼의 규카쿠 같은 유명 일식당에서는 잡채를 ’자푸채’, 막걸리를 ’마코리’ 등으로 브랜드화해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외국인들이 한식을 한식이 아닌 일식이나 다른 나라 음식으로 알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입소문 마케팅’도 이뤄지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한인학생회는 학생들이 다니면서 모은 한식당 메뉴판을 분석해 이런 오류들을 판별해 낸 뒤 미 동부지역에 결성된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에 전달해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 미국인 입맛 사로잡은 떡과 식혜
통상 서양 사람들은 한국 음식 중 떡과 식혜를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인들이 떡의 쫄깃한 질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식혜는 탁한 색의 국물 속에 밥풀이 떠있는 모양이 반감을 준다고 한다.
하지만 작년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 외식산업박람회(NRA)에 참가한 한식 홍보관에서는 떡과 식혜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떡을 작고 달게 만들고 최대한 모양과 색깔을 화려하게 해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식혜도 밥풀을 없애고 국물만 제공했더니 사전에 준비한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해외 현지시장 소비자들의 기호와 특색을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였다.
뉴욕 맨해튼 32가에 있는 한식당 ’돈의보감(대표 최경림)’은 한인타운에 자리 잡은 한식당이지만, 고객 중 서양인 비중이 50%를 넘고 중국과 일본 등 동양계까지 합하면 70% 이상을 외국인 손님이 차지한다.
매장을 들어서면 와인바를 연상시키는 깔끔한 서구식 실내장식이 호평을 받는데다 고기와 와인을 매치시키는 주 메뉴가 현지인들에게도 친숙한 품목이기 때문이다.
이 식당은 와인삼겹살과 쇠고기, 숯불구이가 주력 메뉴고 찌개와 식사류 등 다양한 메뉴와 함께 김치와 깍두기, 오징어볶음 등 7-8가지 밑반찬을 제공한다.
종업원들은 세련된 매너와 유창한 영어로 손님을 안내하고 한식 먹는 법까지 설명해준다.
뉴욕타임스(NYT)가 한국 바비큐 식당을 가면 정신없이 시끄럽고 종업원이 날카로운 가위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마치 ’병원의 응급실’ 같다고 꼬집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형적인 한식 고깃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음식점들이 대개 퓨전스타일의 변형된 한식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음식은 고기부터 찌개류에 이르기까지 전형적인 한식이다.
맨해튼의 한식당을 찾는 서양인은 이미 한식을 접해보거나 한식에 대해 알고 있는 고객들이어서 전통적인 한국 음식을 맛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 식당의 최경림 대표는 “요즘 뉴욕에서는 태국식당이 중식당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비결은 깨끗한 인테리어와 친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식당의 기본은 음식이지만 외국사람이 3년 된 묵은지의 맛을 알 수는 없기 때문에 식당의 분위기와 종업원의 친절한 서빙, 가격 등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해외 한식당마다 음식의 편차가 너무 크다”면서 “외국인들은 우선 한식에 대해 듣거나 사진을 본 뒤 맛을 보고 싶어서 한식당을 찾는데 식당에 가서 주문해보면 전에 듣거나 봤던 사진과는 많이 다른 음식이 나와 당혹스러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세계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식의 재료와 조리법, 양 등을 어느 정도 통일시켜 어느 식당을 찾아도 특정 요리를 시키면 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맨해튼 32가에서 한식당 강서회관을 운영하는 곽자분 사장(57)은 “일식당이나 중식당에 비해 한식당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밑반찬에 들어가는 비용”이라며 “앞으로는 반찬의 양을 줄이고 보기 좋게 제공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곽 사장은 “한국 요식업계의 최근 동향이나 트렌드 등에 관한 정보가 아쉽다”면서 “한국에 자주 들어가기도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이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나 정보 제공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미국에서 실패한 한식당
뉴욕 맨해튼 8번가에 문을 열었던 한 한식당은 작년 말 망해서 문을 닫았다.
전통적인 한식당에서 벗어나 현대식 인테리어와 깔끔한 식기류와 와인, 퓨전식 메뉴를 구비해 서구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야심 찬 포부와 달리 이 식당은 현지인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이 식당은 한식 메뉴를 현지 스타일에 맞게 전채(애피타이저)와 메인 메뉴, 후식(디저트) 등으로 나눠 분류해 제공했고 대신 반찬은 제공하지 않았다.
깔끔한 분위기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대신 한인 타운의 전형적인 한식당보다 다소 높은 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테이블 가득 반찬을 차려주는 한식당의 스타일을 접해본 외국인 고객들은 왜 반찬을 주지 않느냐고 항의했고 외국인 고객들 사이에 반찬도 주지 않으면서 가격만 비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영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 LA에선 세련된 한식당 인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한식의 세계화, 고급화에 성공한 한식당으로는 ’개나리(Gyenari)’가 꼽힌다.
지난 2008년 7월 문을 연 이 식당은 LA 한인타운에서 남서쪽으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컬버시티라는 도시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다.
식당 주변은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그리스 레스토랑, 일식집 등 20여 개의 식당이 모여 있어 ’개나리’는 세계 각국의 맛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식당 대표 윌리엄 신(한국명 신승모)씨는 한인 1.5세다.
신 대표는 “언젠가 일본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한식을 먹었는데 ’한국 사람이라면 이렇게 한국 음식을 못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한국 식당을 한번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개나리’ 입구에 들어서면 고급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칵테일바와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라운지가 눈에 띈다.
벽면은 개나리 벽화를 유리로 마감해 부드러움과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게 하는 등 기존의 정형화된 한식당 실내장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현지인들이 멋있다고 느낄 수 있는 세련된 실내장식으로 내부를 꾸몄다.
테이블마다 그릴에 연기를 아래로 흡수하는 장치가 달려 있어 한국식 바비큐를 즐기면서도 옷에 냄새가 밸 염려가 없도록 배려했다.
’개나리’는 갈비, 불고기, 비빔밥 등 정통 한식에 충실한 메뉴와 함께 토마토 샐러드, 코리안 나초 등 다양한 ’캘리포니아스타일 한식’ 메뉴를 내놓고 있다.
전통과 퓨전이 조화를 이룬 고급한식당을 표방하고 있는 것.
지난 6일 오후 6시께 찾은 이 식당에는 한국인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있을 뿐 나머지 손님과 종업원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신 씨는 “음식은 한식이지만 식당 운영은 미국식으로 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한국 식당의 이미지가 대체로 한국인들만 이용하는 곳으로 한국말을 못하면 제대로 음식을 즐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깔끔한 외모의 현지 종업원들을 고용해 손님들에게 영어로 한식을 친절하게 설명해줄 수 있게 했다.
부인과 함께 어린 자녀 2명을 데리고 열심히 고기를 굽는 에릭 홉킨스 씨는 “아이들이 한식을 좋아해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이 식당에 온다. 특히 바비큐와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25년 전 회사에서 동료를 따라 한식을 처음 맛본 후 계속 한식을 즐긴다고 했다.
신 씨는 “한국 음식을 좀 고급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인타운에서 너무 저가공세를 해 외국인들한테 한식이 싼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식당에서 인기있는 메뉴는 역시 바비큐와 비빔밥이다.
특히 비빔밥이 건강식인데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가장 찾는 사람이 많다.
신 씨는 “점심때는 손님의 80%가 돌솥 비빔밥을 먹는다”고 전했다.
그는 “전통한식만 고집하는 것보다는 한국의 기본 음식에다 현지 스타일에 맞는 적절히 변형된 음식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메뉴 개발이 중요하다”면서 “세계화된 일식도 전통에서 많이 변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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