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의 면허받은 킬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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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0-07-31 16:16 조회4,352회 댓글0건본문
▲ 시에라리온의 반군을 진압한 용병 익제커티브 아웃컴즈
벼락부자 꿈꾸며 목숨 거는 전쟁 대행사의 전사들
“미국 정부가 비밀작전에 보안회사를 동원하는 이유는 국민들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민간청부인은 군인도 아니고 연방정부 소속도 아니다. 따라서 청부인이 적에게 포로가 되어도 정부는 모른다고 부인할 수 있으며, 현지에서 사망해도 정치적인 타격을 받지 않는다. 미국정부는 책임지지 않기 위해 보안회사에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그렇게 떠넘긴 일은 정부가 비난받을 일이 거의 없다.”
⊙ 미 국방부, 2001~2005년 보안회사에 2700억 달러(310조원) 지불
⊙ 이라크 내 용병은 19만명, 미군과 연합군(18만명)보다 많아
⊙ 실탄사격장으로 시작한 블랙워터, CIA 후원 아래 연 매출액 8억 달러짜리 회사로 성장
⊙ 익제커티브 아웃컴즈, 시에라리온 반군 격퇴하고 3500만 달러 벌어
⊙ 다인코프,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경호
RPG에서 발사된 대전차 로켓탄이 기지를 ‘쾅’하고 때렸다. 로켓탄 공격을 신호로 귀청을 울리는 폭발음과 함께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들었다.
“모두 올라가. 사격 준비!”
군용 라이플 M-4를 장전하고 기다리던 대원들에게 팀 리더가 소리쳤다. 전차공격용 로켓추진 유탄발사기인 RPG의 직격탄에 건물 한쪽이 박살나며 먼지가 피어올랐다. M-4를 들고 건물 꼭대기로 올라간 팀 리더가 반복해 소리쳤다.
“사격! 사격!”
2004년 4월 6일 오후 1시, 빠져나갈 방법이 없던 이들은 맹렬한 교전에 휘말렸다. 24시간 전, ‘알쿠트’의 반군들이 도시 전체를 장악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160km 떨어진 알쿠트는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의 지역본부가 있는 곳이다. 반군은 이라크 경찰의 무기와 통신장비를 모두 약탈한 후 CPA 주위를 둘러싸며 공격을 준비했다.
반군의 포위로 후퇴조차 못하게 된 18명의 민간인, 경비를 맡고 있던 보안회사 민간청부인 10명이 티그리스 강변에 위치한 CPA에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다. 민간인은 CPA와 군수회사 켈로그 브라운 앤 루트의 직원들이었다. CPA를 완전 포위한 수백 명의 반군은 AK 소총과 RPG로 본격적인 집중공격을 해 왔다.
오후 3시, 박격포탄이 날아와 터지기 시작했고, 로켓탄도 쉴 새 없이 날아들어 CPA는 온통 파편과 화약 연기, 희뿌연 먼지로 가득했다.
전투는 더욱 격렬해져 총알이 빗발쳤고, 건물꼭대기에서 CPA를 방어하던 청부인들의 탄약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탄약을 가져다줄 수 있겠나?”
팀 리더가 아래층 군수회사 직원을 무선으로 호출했다. “물론.”
무거운 탄약상자를 꼭대기로 운반해 온 그들은 널려 있는 빈 탄창에 총알을 채워 넣었다. 그 순간 로켓탄이 옥상의 벽을 때리며 폭발하면서 파편이 탄창을 채우던 민간인의 팔을 치고 나갔다. 겁에 질려 쩔쩔매는 사이 쏟아진 피는 주위를 흥건하게 적셔놓았다.
적의 RPG 사수가 다시 재장전하며 발사준비를 했다. 레인저부대 저격수였던 청부인이 M-4를 겨냥하자 RPG를 막 발사하려는 적이 소총 가늠쇠에 들어왔다. 방아쇠를 당기자 총알이 명중했다. 적은 RPG와 함께 맥없이 뒤로 넘어가 버렸다.
오후 6시가 지나면서 더 자주 날아오는 박격포탄에 폭발밀도가 높아져 위험해진 청부인들은 아래층으로 피신했다. 갈증으로 목이 탄 그들이 CPA 직원에게 물을 청하자 생수병 몇 개를 가져다주며 말했다. “물이 거의 바닥났어.”
치열한 교전이 오후 내내 이어져 건물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적이 밀고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였다. 오후 7시를 넘기자 적의 공격이 뜸해졌다. 구급상자를 가져와 동료의 상처를 소독하던 청부인이 팀 리더에게 물었다. “CPA 본부에서는 뭐라고 그래?”
참치 캔(tuna can)으로 불리는 탄약 박스를 열어 탄창을 채우던 팀 리더가 대답했다. “그냥 잘 숨어 있으라는군.”
짙은 갈색 포장을 뜯어 전투식량(MRE)을 꺼내 씹던 곁의 동료가 내뱉듯 말했다.
“빌어먹을, 망할 브리머 자식.”
전날 바그다드의 CPA 본부로 지원을 요청하자, 임시행정처 최고행정관 폴 브리머는 “상황을 과장하지 말라”며 거절했던 것이다.
선제공격으로 항공기 폭격지점 찾아내
CPA 지역본부가 있는 알쿠트는 이라크군의 통신 지휘통제소와 지대공 미사일기지가 있던 곳이다. 미 해병대가 이곳을 점령해 작전기지를 세웠다가 2003년 말, 팔루자 지역으로 떠나며 평화유지군인 우크라이나 부대에 관할을 넘겼다. 그 후 우크라이나 군은 유프라테스가 합류해 흐르는 티그리스 강변의 알쿠트에 주둔해 왔다. 저녁 8시, 우크라이나 군이 헬리콥터로 구조하러 온다는 소식이 CPA로 전해졌다.
반나절이나 지속된 전투로 부상자가 널려 있는데다 녹초가 되어 있던 그들이 철수준비를 끝내고 기다리던 밤 10시, 느닷없이 작전취소 연락이 왔다.
여러 대의 헬리콥터가 착륙하기엔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구출을 취소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부상자만이라도 수송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우크라이나 군에서는 더 이상 반응이 없었다. “이 자식들 아주 겁쟁이들이군.”
육군특수부대 델타포스(Delta Force)에서 복무했던 팀 리더 존 터너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새벽 1시 무렵, 지치고 낙담해 있던 그들에게 항공기 소리가 들렸다. 유령이란 이름의 미군 공격기 AC-130 스펙터(Spectre)가 나타났다. 수송기 C-130을 근접지원기로 개조한 스펙터는 엄청난 화력으로 지상군을 근접해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밤인데다 총구에서 내뿜는 섬광이 비치지 않아 타격지점을 찾을 수 없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근접항공지원팀으로 극비임무를 맡았던 델타부대 출신의 청부인이 스펙터와 무선으로 교신하며 목표물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알았다, 대기하겠다. 불꽃놀이를 시작해 보기 바란다.”
스펙터 기장의 단조로운 목소리가 무선으로 들려왔다. 청부인들이 개인화기와 PKM 기관총으로 일제히 사격을 개시하자 반군이 대응해 왔다.
하늘에 뜬 스펙터가 거대한 적외선 스포트라이트를 켜자 총구에서 드러난 섬광들이 잡히며 타격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적외선 라이트는 사람의 눈에는 감지되지 않는다. 스펙터는 저공으로 선회하면서 그곳을 깡그리 쓸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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