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까마득한 시간들이 지났는데

페이지 정보

관리자 작성일08-11-13 10:29 조회3,672회 댓글0건

본문

가끔 뒷모습은 얼굴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니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눈동자이기도 하고,

마주보며 이야기할 때의 손짓이기도 하고,

또 놀랍게도 뒷모습일 때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개 뒷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

출연자는 두 명이지만 한 사람만 그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온전히 그의 것이다.


공지영 / 별들의 들판 중에서



그때는 아무도 몰랐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땡 땡 종이 울리고 있었다.

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는 말은,

가공의 불안을 현실로 끌어들이는 것 같아 하기 싫었다.

무서웠던 것이다. 지금 말하기를..

그랬다고,후회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나는 절대로 후회하고 싶지 않다.

희석시키고 싶지 않다.


에쿠니 가오리 /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울고 있었다.

점점 더 심하게 흐느끼면서 볼을 타고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나도 애끓는 마음을 참을 수 없어 그 남자를 안았다.

그 남자도 무너지듯이 안겨왔다.

우리의 포옹은 내가 꿈꾸던 포옹하고도 욕망하던 포옹하고도 달랐다.

우리의 포옹은 물처럼 담담하고 완벽했다.

우리의 결별은 그것으로 족했다.


박완서 / 그 남자네 집



어떤 사람을 만나거든 헤어질 때

정말 좋게 헤어질 사람인지를 잘 살펴봐.

헤어짐을 예의 바르고 아쉽게 만들고

영원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나며

그 사람을 알았던 것이 내 인생에 분명

하나의 행운이었다고 생각되어질 그런 사람.

설사 둘이 어찌어찌한 일에 연루되어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하든,

서로에게 권태로워져 이별을 하든,

마음이 바뀌어서 이별을 하든,

그럴 때 정말 잘 헤어져 줄 사람인지 말이야.


공지영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토록 까마득한 시간들이 지났는데

난 아직도 당신과 함께 듣던 노래들을 들을 수가 없어.

하지만 이제는 당신에게 감사해야겠지.

늘 당신을 생각하던 그 여름, 가을, 겨울과 봄

당신으로 인해 내 마음에는 한 여름에도 폭설이 내렸지만

세포들 하나하나 살아 숨쉬며 당신을 찾아 헤매던

그토록 풍요롭던 그 날들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테니...

아주 먼 훗날에라도 우연히 당신을 만난다면

이 말만은 꼭 해주고 싶었어.

고마워, 당신을 보내고, 나는 이렇게 살아남았어...


황경신 / 풍경은 가장 마지막에 남는다.



그 모든 나날과 시간들을

그렇게 일에 미친 듯이 보낼 수 있었던 것은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야.

한 여인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었어.

그녀가 지척에 있든 1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든

그건 상관 없었어.

중요한 것은 그녀가 나를 만나러 올 수 있다는 거였지.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안나 가발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좋은글 목록

Total 148건 1 페이지
좋은글 목록
  • 다투지 않고 사는 법  
  • 최고관리자   2016-05-03 17:06:55   4268회     추천    비추천
  •  다투지 않고 사는 법  어느날 해와 달이 말씨름을 하고 있었다. 해가 말했다. "나뭇잎은 초록색이야." 달이 말했다. "아니야,나뭇잎은 은색이야." 달이 또 말했다. "사람들은 언제나 잠만 자더라." 그러자 해가 반박했다. "아니야…
  • 부자보다는 잘사는 사람이 되라  
  • 최고관리자   2016-05-03 17:06:30   4610회     추천    비추천
  • 부자보다는 잘사는 사람이 되라법상스님. 1. 일체를 다 받아들이라. 수용하라.( 삶을 전체적으로 받아들여라)- 최악의 상황이더라도 `우주가 나를 돕고 있다` 고 외쳐라 -2. 집착을 버려라. 놓아라. 비워라.( 변한다는 이치를 받아들이면 집착 할 것이 없음을 …
  •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  
  • 최고관리자   2016-05-03 17:06:05   4643회     추천    비추천
  •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 글/오말숙내리는 빗물에 젖어드는 마음 어쩌지 못해습성처럼 머그잔 가득 커피 물을 부어 앉았다직선으로 긋는 빗방울 소리온방 가득 번지는 커피향그리고 울컥 차 오르는 그대 향한 그리움..두눈 가득 눈물이 고인다굳이 말하지 않아도…
  • 내 작고 보잘것없는 그릇에  
  • 최고관리자   2016-05-03 17:05:42   4368회     추천    비추천
  •  세상 어디에도 갈 수 없는작고 여린 아픔이 얼굴을 가리고조심스럽게 담겨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느 누구도 반기지 않고어느 누구도 선뜻 끌어안을 수 없는작고 여리고 서러운 아픔이망설이고 서성이다가 내 작은 그릇 안에어설피 담겨진 거라는…
  •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 최고관리자   2016-05-03 17:03:53   4020회     추천    비추천
  •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나는 사랑할 수 있고,모든 것을 빼앗겨도 줄 수 있고,역경 속에 있더라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고,완벽하게 홀로 버려지더라도 손을 내밀 수 있고,눈물이 흘러넘칠 때에도 눈문을 마르게 할 수 있고,아무도 나를 믿어주는 이…
  • 하루가 힘들다면  
  • 최고관리자   2016-05-03 17:03:34   4045회     추천    비추천
  •   하루하루가 힘들다면지금 높은 곳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편안하고 쉬운 매일 매일 이라면골짜기로 향한 걸음이다.때로 평지를 만나지만평지를 오래 걷는 인생은 없다.도서 “사람이 선물이다” 중에서…
  • 세상을 바꾸는 단 한 가지 방법  
  • 최고관리자   2016-05-03 17:03:14   4376회     추천    비추천
  • 설령 고약한 이웃이 있더라도 그저 너는더 좋은 이웃이 되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야.착한 아들을 원한다면 먼저 좋은 아빠가 되는 거고,좋은 아빠를 원한다면 먼저 좋은 아들이 되어야겠지.남편이나 아내, 상사 부하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야.간단히 말해서 세상을 바꾸는 단 한 가…
  • 상처는 물에 닿으면... / 류시화  
  • 최고관리자   2016-05-03 17:02:55   4404회     추천    비추천
  •   상처는 물에 닿으면 아팠던게 더 아파지거든요.그래서 비가 오면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은그렇게 더 아픈거래요. - 류시화 저,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중에서
  • 행복을 부르는 생각 / 장준수  
  • 최고관리자   2016-05-03 17:02:34   3851회     추천    비추천
  • 현재의 즐거움을 생각한다.미래의 성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지 않는다.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밥 먹는 시간, 이동하는 시간도 의미있게 보낸다.결과만큼 과정을 중시한다.도착보다는 여정을,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생각한다.소유보다는 향유에 목적을 둔다.소유보다는 사용…
게시물 검색
2024년 05월 우수회원 순위 (1위~10위)
순위 닉네임 05월 적립
포인트
총 적립
포인트
korea999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0 30,700
글쓰기, 댓글달기, 코멘트,
로그인만 하셔도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지금 투자하세요!
광고를 이용해 주시면 싸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Poll
결과

New 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