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나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일 같은 건,
얼마든지 일어나지.
그리고 나는 생각해.
언젠가는 끝이 날거야.
황경신
인생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과 사건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생각들로 이루어진다
마크 트웨인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흐린 세월 속으로 시간이 매몰된다.
매몰되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나지막히 울고 있다.
잠결에도 들린다.
비가 내리면 불면증이 재발한다.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던 이름일수록
종국에는 더욱 선명한 상처로 남게 된다.
비는 서랍 속의 해묵은 일기장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은
아무리 간절한 그리움으로 되돌아 보아도
소급되지 않는다.
시간의 맹점이다.
비에 관한 명상 / 이외수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찻잔을 들고 창가에 기대선다
빗속에서 걸어 나온 그대가 품속에 그리움으로 담기면
내 안에도 비가 내려 빗속을 걷고 있는 그대를 만난다
비에 젖은 옷은 말릴 수 있지만
그리움에 젖은 마음은 말릴 수 없는 것
아-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빗속을 걸어 나온 그대와 내 안을 걷고 싶다.
오늘같이 그대가 보고 싶은 날에는
생각을 멈추고 차 한 잔 마신다
찻잔속에 어린 그대가 품속에 사랑으로 담기면
내 안에도 그리움이 쏟아져
그대 향해 다가가는 내가 보인다
쏟아진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지만
젖은 채로 그리워하며 지내야 하는 것
아- 오늘 같이 그대가 보고 싶은 날에는
생각속을 걸어 나온 그대와 차를 마시고 싶다..
오늘 같은 날에는 / 윤보영
처연한 봄비 가 내립니다.
투명한 카페의 유리창으로 반짝이는 작은 불빛들이 비 처럼 흘러 내립니다.
누가 누글 보는건지....
안에서는 밖을 보며 상념에 잠기우고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 보며
또 다른 생각으로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어 갑니다.
서로 보고 보는것.
서로 몸과 마음으로 엮어 나가는것.
잔 머리와 잔 재주는 저 멀리 던져 버리고...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처럼 단순하게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아는것 만으로
가슴깊이 새겨진 깊음이 사랑이란걸 느껴 갑니다.
이런날....
봄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날이면
창을 통해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어딘가 있어야 할 내 사랑을 찾아
빗물처럼 흘러가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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