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의 새우 두 눈알
까맣게 맑아
하이얀 몸통에 바알간 꼬리
옛 어느 하루 맑게 돋아나게 하네
달밤이면 흰 새우, 그믐밤이면 붉은 새우
그게 새우잡이라고 배운 안산 사리포구
멀리 맑게 보이네
세상의 어떤 눈알보다도 까매서
무색한 죽음
지금은 사라진 사리포구
삶에 질려 아득히 하늘만 바라보던
사람의 까만 두 눈
옛 어느 하루 맑게 돋아나네
그게 사랑의 뜻이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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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쇠물닭의 책’(서정시학刊)에서
·약력 : 1946년 강원 강릉 생, 1967년 경향신문 등단, 국민대 문예창작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