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은 외형상으로는 노트북과 비슷하지만 웹 브라우저 자체가 OS(운영체제)이기 때문에
노트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빠른 부팅과 8시간 이상 지속 사용가능한 배터리, 뛰어난 보안성 등은 대표적인 특징이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이미 미국에서는 2016년 1분기 애플의 맥 판매량을 넘어섰을 정도로 입지가 확산되고 있다. 크롬북의 주요 기능과 활용 사례 등을 살펴보고 가정은 물론 교육 및 기업 환경에서의 활용가치를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 크롬북 활용하기 '교육편'
IT 기술이 교육 시장에 도입되면서 학교 수업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과거의 학교 수업은 칠판이나 화이트보드로만 이뤄졌지만, 최근의 수업은 노트북과 태블릿 PC 등 스마트 디바이스를 보조로 활용하면서 텍스트 자료뿐만 아니라 사진과 영상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마트'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보다 먼저 IT 기술을 학교 수업에 도입한 미국에서 다소 의미심장한 결과가 나왔다. USA투데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16년 미국의 교육용 PC 시장 점유율에서 기존의 노트북과 '아이패드' 등을 제치고 크롬북이 51%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2012년 미국 교육시장에 첫발을 내딛을 때만 하더라도 점유율이 1%에 불과했던 크롬북이 불과 5년도 채 안 되어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달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학교 수업, '구글 클래스룸' 하나로 OK
구글은 '구글 웍스'와 마찬가지로 교육 시장을 위한 통합 패키지라 할 수 있는 '구글 포 에듀케이션(Google for Education)'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구글 포 에듀케이션'은 학교에서 이용하는 경우 모든 혜택이 무료로 제공된다. G메일 및 구글 드라이브의 용량도 무제한으로 제공되며, 이는 해당 학교에 있는 모든 교사와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제공된다. 사용자의 수에 따라 과금이 부과되는 구글 웍스와 비교해 더더욱 유리한 환경이다.
'구글 포 에듀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는 바로 '구글 클래스룸(Google Classroom)'이다. 이름 그대로 학교 수업을 위한 도구로, 수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교사는 '구글 클래스룸'으로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만들 수 있으며, 학생들은 개설된 수업에서 듣고자 하는 수업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교사가 특정 학생을 지정해 수업에 초대할 수도 있다.
특히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하면 교사는 더는 힘들게 칠판이나 화이트보드에 판서할 필요가 없으며, 학생들도 그것을 받아 적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진다. 미리 준비한 수업 자료는 클라우드 환경을 통해 실시간으로 학생들에게도 공유되며, 교사와 학생들이 같은 화면을 보면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불필요한 판서 및 필기 시간이 없는 만큼 학생들은 동일한 수업 주제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교육과 토론이 가능하다.
과제도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 낼 수 있다. 과제를 생성해 배포하면 학생들에게 바로 전달이 되며, 교사는 어떤 학생이 언제 어떻게 과제를 수행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학생들도 따로 인쇄물로 출력할 필요 없이 구글 클래스룸 내에서 작성하고 제출하면 된다. 사진은 물론, 출력 문서에는 넣을 수 없는 인터넷 링크나 동영상 등도 과제에 넣을 수 있다.
수업 외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학생들은 '구글 클래스룸' 내 같은 학교나 학급 내 친구들과 동아리를 만들거나 스터디 그룹을 만들 수 있으며, 자유로운 실시간 대화나 토론을 할 수 있다. 담당 교사와도 언제든 1:1로 상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터넷 강의처럼 동영상 수업도 가능하다. 유튜브 등을 통해 미리 녹화해 두거나 실시간으로 수업 강의를 진행하면 학생들은 학교에 나오지 않고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도 필요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구글 역시 '구글 클래스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구글은 무선으로 수업 화면을 공유하는 무료 도구 '구글 캐스트 포 에듀케이션(Google Cast for Education)'을 공개하고, 설문조사 기능을 응용한 '퀴즈' 기능을 추가하는 등 일선 교육현장에서의 피드백을 받아 꾸준히 업데이트 및 앱(기능) 추가를 계속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크롬북을 선택하는 이유
구글 웍스와 마찬가지로 '구글 클래스룸' 역시 크롬 웹 브라우저를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플랫폼(스마트폰, 태블릿, 일반 윈도 PC, 맥(Mac) 등)에서 사용 및 운용할 수 있다.
미국의 일선 학교에서 유독 크롬북을 많이 쓰는 이유는 '구글 클래스룸'을 운용하는데 크롬북이 비용이나 기능 등 모든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첫째, 가격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크롬북은 보급형 윈도 기반 노트북이나 애플의 최신 아이패드 제품보다 가격이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덕분에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도 쉽게 장만할 수 있으며, 여차하면 학교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학생들에게 대여하는 데에도 큰 부담이 없을 정도다.
제품 가격이 저렴한 만큼 분실이나 파손으로 인한 피해도 최소화될 수 있다. 한때 미국 교육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됐던 애플의 아이패드가 현재 맥을 못 추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가격 때문이다. 비싼 가격으로 학생이나 학교에서 구매하기가 부담스럽고, 그만큼 관리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둘째, 유지 보수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일반 기업이라면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PC의 유지 보수를 전담하는 시스템 전문가를 둘 수 있지만, 일반 학교에서는 비용 측면에서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크롬북은 온라인에 접속해 있는 동안 각종 업데이트나 SW 유지 보수를 구글에서 전담해 처리한다. 사용자가 직접 유지 보수를 해야 하는 윈도나 맥(Mac) OS에 비하면 전문 관리 인력이 필요 없는 크롬북은 학교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제품일 수밖에 없다.
셋째, 교육 목적 외에 불필요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제어할 수 있다. '구글 포 에듀케이션'에 가입하면 학교의 관리자가 교사와 학생들의 크롬북을 모두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학업에 불필요한 앱 설치를 막거나, 해로운 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
크롬북 자체도 다른 플랫폼에 비해 기본 기능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학생들이 딴짓(?)하기에도 적합지 않다. 덕분에 학생들도 온전히 교육 목적에 집중할 수 있다.
넷째, 대부분의 교육용 도구와 앱, 콘텐츠 및 서비스 등을 거의 무료로 맘껏 이용할 수 있다. 다른 플랫폼이 하드웨어 구매와 더불어 교육용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는데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는 반면, 크롬북은 구입비용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앱과 콘텐츠,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필요 없다.
◆크롬북에 불리한 국내 교육 환경 극복이 관건
이처럼 크롬북은 업무용 이상으로 교육 목적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크롬북 활용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만, 여전히 국내 인터넷 기반 교육 시장은 윈도 운영체제와 익스플로러 웹 브라우저, 액티브X(또는 설치형 플러그인)에 최적화되어 있다. 액티브X와 플러그인 이용 및 설치를 할 수 없는 크롬북에서는 각종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가 어렵다.
특히 강력한 교육 콘텐츠를 다수 가지고 있는 국내 인터넷강의(인강) 사이트를 이용하는데 상당히 제약이 따르는 것이 아쉽다. HTML5 및 웹 표준을 제대로 지원하는 인강 사이트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 강의 다운로드를 지원하는 곳은 내려받아서 수강할 수 있지만, 실시간으로 바로 수강하는 것에 비하면 불편하다.
하지만 위에서 소개한 크롬북의 장점은 국내 교육 시장에서도 결코 무시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특히 학교처럼 공공기관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비용 절감'과 '유지 보수의 용이' 등의 측면에서 다른 플랫폼에 비해 매우 유리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크롬북은 미국 시장에서 이미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확보해 그 유용성을 검증받았다. 국내에서도 이미 몇몇 대안학교와 외국인 학교들이 크롬북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비록 지금 당장은 극복할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크롬북의 장점이 더 잘 알려질 수 있다면 국내 교육 시장을 뒤집을 수 있는 잠재력은 지금도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