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바이블’로 불리는 <수학의 정석>이 올해로 발행 50돌을 맞았다.
전주상산고를 설립한 홍성대(79)씨가 쓴 <수학의 정석>은 그가 27살인 1963년에 쓰기 시작해 3년 만인 1966년 8월31일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수학의 정석> 초판본. 성지출판 제공
이 책은 그동안 4600여만권이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출간 첫해에는 3만5천여권이 팔려 서점가를 놀라게 했고, 이후 판매가 계속 늘어 1980년대와 1990년대 전반에는 한해 150만~180만권이 팔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팔린 책을 한 권(평균 두께 3㎝)씩 눕혀서 쌓아올리면 에베레스트산(8848m) 156개에 해당하는 셈이다.
올해로 팔순을 맞은 홍씨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식은 땀이 난다. 27살이었지만 그때 서두르지 않았다면 영원히 책을 못 냈을 것이다. 당돌한 젊은 용기가 있었기에 정열을 쏟을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저자 홍씨는 “이 책은 내 대학시절 고학의 산물이다. 서울대 수학과에 재학 중이었는데 등록금과 하숙비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할 처지였다. 그래서 고교생을 대상으로 과외지도, 학원출강을 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수학참고서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교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외국서적 등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신작문제 등을 모아 책을 엮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을 발간한 성지출판㈜은 “이 책의 시리즈는 고교생들의 수학공부 길잡이로 수학에 대한 이해력을 높였고,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배양해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이같은 의의를 인정해 ‘2016년 기념전시’에 1966년 출판한 <수학의 정석> 초판본을 전시했다.
성지출판은 할아버지·할머니가 고교시절 공부하던 이 책이 아버지·어머니에게 이어졌다가 지금은 손자·손녀의 책상 위에 놓여있다고 홍보했다. 홍씨는 수학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눈으로만 읽지 말고 종이에 직접 써 봐야 하고, 자기 힘으로 풀어야 하며, 예습 중심의 학습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홍씨는 <수학의 정석>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1981년 전주상산고를 개교했다. 상산고는 2003년 자립형사립고, 2010년 자율형사립고로 바뀌었다. 홍씨는 서울대에 상산수리과학관을 건립해 기증했고, 고향인 전북 정읍시 태인면에 ‘명봉도서관’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