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2일(현지시간) 온두라스에서 온 한 어린 이민자가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부모와 줄을 서서 기다리던 도중 벽에 매달려 장난을 치고 있다. © AFP=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백악관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중미 이민자 다리에 총을 쏠 것을 제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정부 관계자 10여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이민자의 다리를 쏴야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NYT 소속 기자 마이크 쉬어와 줄리 허쉬펠드 데이비스가 오는 8일 출간할 '국경 전쟁: 트럼프의 이민자 공격'(Border Wars: Inside Trump's Assault on Immigration)을 각색한 것이다.
NYT는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에 전기가 흐르도록 하거나 사람의 살을 관통할 수 있을 만큼 뾰족한 탑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1월 '이민자들이 국경수비대를 향해 돌을 던지면 총격을 가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의한 후에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이 그런 제안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자 "나를 바보같이 만든다! 계속 추진하겠다. 이건 내 문제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드러냈다고 한다.
한 당국자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에도 뱀이나 악어를 풀어 놓은 참호(성 둘레의 구덩이)를 만들어 국경을 강화할 것을 제안하곤 한다고 말했다.
회의는 당초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1시간 이상 이어졌다고 NYT는 전했다. 당시 회의에는 커스틴 닐슨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케빈 맥알리난 관세국경보호청(CBP)청장,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