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경민(33)씨는 업무가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손가락 관절을 꺾는 버릇이 있다. '뚝뚝' 소리를 들으면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김 씨처럼 손가락은 물론이고, 허리나 목 부위를 뚝 소리가 나게 꺾는 사람이 적지 않다. 관절을 꺾으면 왠지 개운하고 특유의 소리 때문에 쾌감마저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절을 꺾는 습관을 오래 지속하면 관절 마디와 주변 인대에 변형이 올 수 있어 금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잘 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관절 꺽기가 스트레칭처럼 도움이 된다는 거다. 그러나 관절 꺽기와 스트레칭은 다르다. 손, 발, 목, 허리 같은 전신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은 우리 몸의 근육을 이완시키지만 관절에는 부담이 가지 않는 운동이다. 스트레칭은 자연스런 관절 운동 범위까지 몸을 늘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뚝 소리가 나게 목이나 손가락을 습관적으로 꺾으면 뼈와 뼈 사이를 잇는 관절이 서서히 닳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관절이 닳으면 주변의 인대도 두꺼워져서 마디가 굵어지는 변형이 생긴다.
문제는 한 번 손상된 관절과 인대는 피부 같은 우리 몸의 다른 부위처럼 재생이 안된다는 사실이다. 관절에는 혈액이 잘 가지 않아서 거의 재생이 힘든 데다가 관절이 닳으면서 관절 주위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인대도 한 번 두꺼워지면 관절 꺾기를 그만둬도 다시 얇아지지 않는다. 게다가 두꺼워진 인대는 탄성이 떨어져서 쉽게 부상이 생기고, 부상을 입은 뒤에도 회복이 더디다. 따라서 무리한 관절 꺽기 습관은 고쳐야 한다.
반면 기지개를 켜거나 운동을 할 때 가끔 뚝 소리가 나는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계속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을 하거나 운동 중 특정 동작에서 매번 관절 꺾는 뚝 소리가 들리면 관절이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관절이 상당히 많이 닳은 상태에서 관절 꺾기를 하면 관절 뿐만 아니라 뼈까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이 손상되면, 관절 마디에 변형이 눈에 보이고, 잘 붓고 염증 때문에 열감도 초래되기 때문에 관절 꺾기 습관이 있는 사람은 이런 변화가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