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있지 않겠단 美, 강행한다는 中…국보법에 흔들리는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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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국보법)' 추진이 홍콩 민주주의는 물론 경제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정부는 자치권이 보장되지 못한 홍콩은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中 국보법 추진에 가만있지 않겠단 美…홍콩 '특별대우' 박탈 가능성도 


지난 24일(현지시간)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홍콩을 장악한다면 홍콩이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자유기업, 자본주의 체제를 보호한 법치주의 때문에 금융 서비스가 홍콩에 들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국보법을 시행할 경우 미 정부는 중국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제재(Sanction)'의 구체적 내용을 거론치 않았다. 다만 지난 22일 뉴욕타임스(NYT)는 미 행정부가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 박탈을 검토중이라 보도하는 등 중국이 보안법을 추진할 경우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됐다.

홍콩은 반환을 5년 앞둔 1992년 제정된 미 홍콩정책법에 따라 중국과는 다른 관세, 투자, 무역 등 대우를 받고 있다. 이는 홍콩이 '충분한 자치'를 한다는 판단 아래 적용되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통령 국가안보회의(NSC)에도 소속됐던 라이언 해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NYT에 "홍콩이 특별대우 지위를 잃으면 미국의 대(對) 중국 수출 통제가 홍콩에 적용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현재 미중 무역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미국으로부터 최대 25%의 보복관세를 물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CNN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홍콩에서 1300여 미국 기업이 활동 중"이라며 "홍콩이 특별대우 지위를 잃을 경우 기업 신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자국 기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는 이런 칼을 빼들지는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 기업들도 불리하다. 해외에서 투자받기 용이한 이유로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들이 상당수였는데 국보법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될수록 홍콩 IPO 시장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우메이 홀딩스'는 홍콩 증시 IPO를 재고중인 것으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됐다. 지난 22일 홍콩 항셍지수는 전일 대비 5.6% 하락했는데 이는 2015년 7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었다. 25일에도 막판 반등(0.1%)하긴 했지만 장중 한때 2만2500선 초반까지 밀리는 등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닛케이아시안리뷰에 "지난해 미국은 홍콩 자치 여부에 대해 연례 검토를 의무화하는 법(홍콩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만일 중국의 홍콩 지배권 장악이 발견되면 미국은 홍콩이 누리는 경제적, 무역적 특권을 제거할 수 있다"며 "홍콩 보안법은 경제를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 방역 성공하고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홍콩 경제

/사진=AFP
/사진=AFP


올해 1분기 홍콩 국내총생산(GDP)는 전년 동기 대비 8.9% 떨어져 1974년 통계 집계 이후 최악의 하락률을 보였다.

지난 2019년 홍콩 GDP는 이미 하반기 내내 진행됐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시위 여파로 -1.2% 성장,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성적표 뿐 아니라 최근 시위 격화 조짐을 감안하면 올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 홍콩은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역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코로나19만 놓고 본다면 홍콩은 비교적 방역에 성공한 나라로 분류됐었다. 25일 존스홉킨스대 시스템사이언스 엔지니어링센터에 따르면 홍콩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65명, 사망자 수는 4명에 불과하다.

한편 중국도 국보법을 두고 물러설 조짐을 나타내지 않아 당분간 홍콩 내 시위는 더욱 격화되는 것은 물론 홍콩을 사이에 둔 미국과 중국의 긴장감도 더욱 고조될 우려가 높다.

24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홍콩 문제는 중국 내정이며 어떤 외부 간섭도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외신은 중국 전인대가 지난 22일 공식 발표한 국보법이 오는 28일 표결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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