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액 상상초월 가능성… 삼성 지배구조에도 영향 미칠듯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67)의 외아들인 이재용(41) 삼성전자 전무가 이혼 소송에 휘말렸다.
12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이 전무의 부인인 임세령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임씨는 이 전무를 상대로 위자료 10억원과 재산 분할, 1남1녀인 자녀 양육권 등을 요구하며 이혼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가정법원은 이 전무의 소송 건을 가사4부에 배당해 본격적인 심리절차에 착수했다.
재계에선 이미 올해 초부터 임세령씨가 자녀들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었다. 두 사람이 사실상 오래 전부터 별거 상태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임세령씨는 이번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전무에 대해 재산 분할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끝내 이혼할 경우, 이 전무는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임세령씨에게 넘겨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전무의 재산은 지난해 9월 초 기준으로 주식 보유 평가액이 1조200억원 안팎이었다. 이를 절반씩 나눌 경우 5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보통 재산 분할은 부부가 결혼한 이후 늘어난 부분에만 해당되며, 이 전무가 지난 1998년 결혼할 당시엔 재산 승계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이혼소송에 따른 재산 분할액이 상상을 초월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전무가 이혼 결정에 따라 보유 주식을 임세령씨에게 넘겨줄 경우엔,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식 84만여주(지분율 0.57%, 시가 약 4300억원)와 비상장사로 삼성 순환출자구조의 한 축(軸)을 이루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62만7390주(25.10%), 삼성SDS 514만6700주(9.14%) 등을 보유하고 있다.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씨는 지난 1998년 6월 이 전무와 결혼, 현재 1남1녀를 두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혼소장을 낸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 전무의 이혼은 개인적인 일로,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현재 미국 애플과 AT&T 등 주요 거래선과 만나기 위해 출국한 상태이며, 이번 주말에 열리는 미국 PGA ‘AT&T 페블비치’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