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53년 만에 모든 직책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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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1-05-02 09:21 조회1,9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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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에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 사의를 전한 조용기 원로 목사. 교회 성장과 해외선교 등에 큰 족적을 남긴 한국 개신교 역사의 개척자다.
 

"선교회이사장직 사퇴" 순복음교회 당회서 수용
국민일보 회장직도 사임의사… 최근 가족 갈등 파문 커지자 완전 사퇴 결심 굳힌 듯…
판자촌에서 처음 교회 세워 15명 구역制가 성장 기폭제, 여의도로 옮긴 뒤 신도 75만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75) 원로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20개 제자교회의 출연기금을 관리하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국민일보 회장·발행인, 국민문화재단 이사직 사임 의사도 밝혔다.

1958년 5월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서 훗날 자신의 장모가 된 최자실 목사와 함께 천막교회를 시작해 한때 80만 신도의 세계 최대 교회를 일궜던 조 목사가 53년 만에 순복음교회와 국민일보에서 완전히 결별하는 과정에 들어선 것이다.

53년 만의 은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일 오후 최고 의결기구인 당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조 목사의 선교회 이사장직 사퇴의사를 수용했다. 이날 당회 운영위에는 "원로목사님이 '(세 차례나 사표를 반려하는) 그런 것은 날 돕는 길이 아니다. 나를 편안하게 해달라'며 사의를 굽히지 않으신다. 이제 원로목사님 의견을 따라야 할 것 같다"는 얘기가 전해졌고, 참석자들도 이견이 없었다고 당회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순복음선교회 이사회는 대부분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람들로,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당회가 수용한 원로목사님의 이사장직 사임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교회 재단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독립해 나간 제자교회들이 출연하는 기금으로 공동 선교와 복지사업을 벌여왔고, 조 목사는 이 과정의 구심점이 되어왔다.

앞서 지난달 29일 조 목사는 국민일보 소유주인 국민문화재단(이사장 손인웅 목사) 임시이사회에도 국민일보 회장·발행인 및 국민문화재단 이사직 사임 의사를 서면으로 전했다. 이사들은 일단 사의를 반려했지만 조 목사의 사임의사는 완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목사는 지난해부터 "(사회봉사기구인)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을 제외한 모든 짐을 내려놓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해부터 조 목사의 부인과 아들 등 가족들이 교회와 국민일보의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20여건의 송사가 벌어지는 내홍을 겪었고, 지난달 17일 당회는 조 목사와 가족들의 교회 안팎 역할을 제한하기로 결정했었다. 당시 당회는 조 목사에게 선교회 이사장,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장, 국민일보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조 목사는 지난달 22일 새벽기도 도중 큰절을 하면서 "저의 할 일은 다 끝났다"며 교회 내 직책 사임 의사를 재차 밝혔다.

천막 교회에서 세계최대 교회로 - 조용기 목사는 1958년 서울 은평구 천막에서 목회를 시작해 한때 신도 수 80만명의 세계 최대 교회로 성장시키고 이제 본격적인 은퇴의 길에 접어들었다. 사진 왼쪽부터 1958년 대조동 천막교회 시절, 1960년대 서대문 순복음중앙교회 시절, 현재의 여의도순복음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희망' 설교해 일군 세계 최대 교회

조용기 목사는 한국 개신교 성장시대의 대명사이자 지구촌 곳곳을 누빈 전도사다. 세계 개신교계에서도 '데이비드 조'는 특별한 이름이다. 그는 2009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살아오면서 단 한 개의 단어를 떠올린다면 그것은 '기적'"이라고 했다.

경남 울주 태생인 조 목사는 고2(17세)때 폐결핵으로 사경을 헤매다 처음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 고학을 하면서 서울 순복음신학교를 다녔고, 1958년 5월 천막교회로 목회를 시작했다. 판자촌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목회였지만 그는 "부자 교회 못 가고 우리 교회 온 가난한 사람들이 용기와 희망을 갖도록 천당, 지옥 이야기보다는 희망과 용기를 설교했다"고 말했다.

조 목사의 열정적 설교·목회활동과 함께 교회성장에 큰 디딤돌이 된 것은 15명 단위로 구성된 구역목회였다. 1964년 건강이 약해진 조 목사가 입·퇴원을 거듭하면서도 여성 구역장들에게 15명 이하 소그룹 목회를 맡겨 살아 움직이는 세포처럼 커가도록 한 시스템이었다. 구역 목회의 성공사례는 전세계 개신교계의 연구대상이 됐다. 조 목사는 저서 '희망목회 45년'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이자, 가장 작은 교회"라고 했다. 75만이란 신도수는 세계 최대이지만, 모든 교인이 15명 이하의 구역목회 교인이라는 뜻이다.

서대문의 순복음중앙교회로부터 1973년 여의도로의 이전은 양적 성장의 계기가 됐다. 1979년 10만, 1984년 40만으로 늘어난 신자는 조 목사가 담임목사직에서 은퇴하던 2008년엔 75만을 헤아리게 됐다. 조 목사는 지구를 115바퀴 돌며 전도여행을 펼쳤고, 러시아 등 구공산권은 물론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발이 닿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로 해외선교에도 주력했다.

조용기 목사의 강렬한 설교는 교회를 키우는 큰 힘이 됐다. 조 목사는 "위 내시경 검사를 받으면서 반(半)수면 상태에서도 설교를 해 의사들이 놀라기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2006년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조 목사는 해외선교와 복지사역에 헌신했다.

조 목사는 "시작부터 교회를 소유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교회는 하나님과 성도들의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적처럼 일군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함께한 세월 53년과 '결별'하는 방식은 그의 과거만큼 아름답지는 못했다. 지난 2005년 말에도 "정년에 담임목사직을 은퇴하겠다"고 했으나 당시 신자 56만명의 은퇴 철회 강권으로 다시 돌아온 바 있다. 그러나 가족 간의 갈등 끝에 나온 이번 '은퇴 선언'은 누구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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