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 가난 끊는 것은 돈이 아닌 생각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미용사였던 어머니 등 숨겨왔던 가정사까지 꺼내들고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것은 돈이 아니라 생각”이라며 노숙인 등 소외계층에게 생각의 전환을 당부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이날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노숙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 1천300여명을 상대로 가진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과정’ 특강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제가 여유있게 자랐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아버지는 부도 위기의 건설회사에 다니셨고, 어머니는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하셨는데 결혼 전 미용사이셨다”고 그동안 외부에 밝히지 않았던 가정사를 털어놨다.

오 시장은 이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동네 판자촌에 살았던 경험과 아버지가 몇달씩 월급을 받지 못해 굶었던 일, 집 주인과 싸워서 셋집에서 쫓겨났던 일화 등 어린 시절 겪었던 역경도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저는 마음이 부자였고, 어렵게 자랐다고 해서 불만을 가지거나 한 적이 없다”면서 “이는 무엇인가 항상 가르치려 하신 아버지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신 어머니의 영향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시가 아무리 많은 예산을 들여 좋은 복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문제 해결의 열쇠는 만들어줄 수 없다”면서 “여러분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희망의 인문학 과정’은 시가 저소득 소외계층의 자립의지를 심고자 만든 복지 프로그램으로, 31개 지역자활센터와 16개 노숙인 쉼터 현장에서 대학 교수진을 초청해 인문학 강좌와 문화공연 관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