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어머니의 말씀

페이지 정보

관리자 작성일09-10-16 10:36 조회2,235회 댓글0건

본문

절친한 벗이 지인이 보내준 글이라며 메일을 보내왔다. '읽다 보니 숙연해진다'는 소감과 함께. 2002년 9월 동아일보가 인터넷과 입소문을 통해 전파된 작자미상의 '아버지는 누구인가'란 글을 실어 많은 이들이 감동했던 것을 생각하며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아들아! 결혼할 때 부모 모시겠다는 여자 택하지 말아라'로 시작되는 글은 얼핏 결혼 당시 시부모 모시는 문제로 결별도 불사해야 했던 50대 이상을 위한 글로 읽히면서 진부한 자식 사랑으로 이어질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장성한 자식을 둔 이 시대 모든 어머니의 '뼈 있는 외침'이다. 가슴이 찡하면서도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이유다. 자식들은 이런 부모의 마음을 알기나 할까?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원문 중 일부 표기와 문장을 맞춤법에 맞게 바꿨음을 밝히면서, 최초 작성자가 확인될 경우 차후 보도할 것을 약속한다.
오명철 전문기자 oscar@donga.com
 
어느 어머니의 말씀


아들아!
결혼할 때 부모 모시겠다는 여자 택하지 마라.
너는 엄마랑 살고 싶겠지만
엄마는 이제 너를 벗어나
엄마가 아닌 인간으로 살고 싶단다.
엄마한테 효도하는 며느리를 원하지 마라.
네 효도는 너 잘사는 걸로 족하거늘….

네 아내가 엄마 흉을 보면
네가 속상한 거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그걸 엄마한테 옮기지 마라.
엄마도 사람인데 알면 기분 좋겠느냐.
모르는 게 약이란 걸 백 번 곱씹고
엄마한테 옮기지 마라.

내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널 배고 낳고 키우느라 평생을 바쳤거늘
널 위해선 당장 죽어도 서운한 게 없겠거늘…
네 아내는 그렇지 않다는 걸 조금은 이해하거라.
너도 네 장모를 위하는 맘이 네 엄마만큼은 아니지 않겠니.

혹시 어미가 가난하고 약해지거든 조금은 보태주거라.
널 위해 평생 바친 엄마이지 않느냐.
그것은 아들의 도리가 아니라 사람의 도리가 아니겠느냐.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미가 가난하고 약해지는데 자식인 네가 돌보지 않는다면
어미는 얼마나 서럽겠느냐.
널 위해 희생했다 생각지는 않지만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다는 자책이 들지 않겠니?

아들아!
명절이나 어미 애비 생일은 좀 챙겨주면 안되겠니?
네 생일 여태까지 한 번도 잊은 적 없이
그날 되면 배 아파 낳은 그대로
그때 그 느낌 그대로 꿈엔들 잊은 적 없는데
네 아내에게 떠밀지 말고 네가 챙겨주면 안되겠니?
받고 싶은 욕심이 아니라
잊혀지고 싶지 않은 어미의 욕심이란다.

아들아 내 사랑하는 아들아?
이름만 불러도 눈물 아릿한 아들아!
네 아내가 이 어미에게 효도하길 바란다면
네가 먼저 네 장모에게 잘하려무나.
네가 고른 아내라면
너의 고마움을 알고 내게도 잘하지 않겠니?
난 내 아들의 안목을 믿는다.

딸랑이 흔들면 까르르 웃던 내 아들아!
가슴에 속속들이 스며드는 내 아들아!
그런데 네 여동생 그 애도 언젠가 시집을 가겠지.
그러면 네 아내와 같은 위치가 되지 않겠니?
항상 네 아내를 네 여동생과 비교해 보거라.
네 여동생이 힘들면 네 아내도 힘든 거란다.
내 아들아 내 피눈물 같은 내 아들아!
내 행복이 네 행복이 아니라 네 행복이 내 행복이거늘
혹여 나 때문에 너희 가정에 해가 되거든 나를 잊어다오.
그건 어미의 모정이란다.
너를 위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어미인데
너의 행복을 위해 무엇인들 아깝겠느냐.
물론 서운하겠지 힘들겠지 그러나 죽음보다 힘들랴.

그러나 아들아!
네가 가정을 이룬 후 어미 애비를 이용하지는 말아다오.
평생 너희 행복을 위해 애써 온 부모다.
이제는 어미 애비가 좀 편안히 살아도 되지 않겠니?
너희 힘든 건 너희들이 알아서 살아다오.
늙은 어미 애비 이제 좀 쉬면서 삶을 마감하게 해다오.

너희 어미 애비도 부족하게 살면서 힘들게 산 인생이다.
그러니 너희 힘든 거 너희들이 헤쳐가다오.
다소 늙은 어미 애비가 너희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건 살아오면서 따라가지 못한 삶의 시간이란 걸
너희도 좀 이해해다오.

우리도 여태 너희들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니.
너희도 우리를 조금,
조금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 안 되겠니?
잔소리 같지만 너희들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렴. 우린 그걸 모른단다.
모르는 게 약이란다.

아들아!
우리가 원하는 건 너희들의 행복이란다.
그러나 너희도
늙은 어미 애비의 행복을 침해하지 말아다오.
손자 길러 달라는 말 하지 마라.
너보다 더 귀하고 예쁜 손자지만
매일 보고 싶은 손자들이지만
늙어가는 나는 내 인생도 중요하더구나.
강요하거나 은근히 말하지 마라.
날 나쁜 시어미로 몰지 마라.

내가 널 온전히 길러 목숨마저 아깝지 않듯이
너도 네 자식 온전히 길러 사랑을 느끼거라.
아들아 사랑한다. 목숨보다 더 사랑한다.
그러나 목숨을 바치지 않을 정도에서는
내 인생도 중요하구나….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Korea in US Articles 목록

Total 1,152건 55 페이지
Korea in US Articles 목록
  • 어느 어머니의 말씀  
  • 관리자   2009-10-16 10:36:28   2236회     추천    비추천
  • 절친한 벗이 지인이 보내준 글이라며 메일을 보내왔다. '읽다 보니 숙연해진다'는 소감과 함께. 2002년 9월 동아일보가 인터넷과 입소문을 통해 전파된 작자미상의 '아버지는 누구인가'란 글을 실어 많은 이들이 감동했던 것을 생각하며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아들아!…
  • 영양의 대왕 - 대하… 머리부터 꼬리까지 다 드세요  
  • 관리자   2009-10-16 08:39:57   2232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대하의 계절이다.매년 5월 초 양식장에 새끼로 뿌려진 새우는 약 120일 동안 자라 무게가 25g이 넘으면 대하가 돼 출하된다. 9월부터 11월 초까지 양식 대하가 쏟아져 나온다. 그중에서도 10월 초순부터 하순까지 나오는 대하가 최고다. 자연산도 마찬가…
  • 파리에 전주비빔밥 전문점…유럽 첫 진출  
  • 관리자   2009-10-14 10:47:57   263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전주비빔밥은 먹기 편하고 영양이 풍부하며 건강식이어서 외국이 좋아하고 세계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식으로 꼽힌다.       세계화 가속 계기..다양한 조리법 개발 과제전주비빔밥이 프랑스 파리에 진출한다. 밥과 고추장만 넣어 비비면…
  • 3차원 TV 입체감에 바이어들 - Wow !!!  
  • 관리자   2009-10-13 14:23:08   6702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개막한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전시장을 살펴보고 있다(위쪽). LG전자는 TV 화면과 테두리의 경계선을 없앤 ‘보더리스 TV’로 부스를 꾸몄다. 16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에는 16개국에서 857개사가 참여해 …
  • 2012년 지구가 멸망한다?  
  • 관리자   2009-10-12 10:16:51   3773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마야 달력'이 끝나는 2012년을 불과 3년 앞두고 '지구종말론'이 확산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마야 달력이란 기원전 3114년 마야인들이 만든 달력으로 2012년 12월 21일까지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종말론자 사이에…
  • 아이비리그행 44% 중도 하차… 실패원인 잡아라  
  • 관리자   2009-10-12 08:43:35   491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무엇때문에 실패하나 ◆ 무조건 명문대 고집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 위치한 A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박찬석(가명)씨. 그와 부모는 미 명문대 경제학과에 가면 모든 게 잘 풀릴 줄 알았다. 현실은 그의 기대와는 달랐다. 적성도 맞지 않을뿐더러 강의 수준이 …
  • 오버의 美學인가, 오버의 종착역일까?  
  • 관리자   2009-10-10 12:06:36   469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1인자 강호동의 '강심장'을 보는 초조함그는 과연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될까?'강호동-유재석 2MC 체제'이 말은 어느새 대한민국 연예계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진부한 표현이 됐다. 고작 예능 MC 두 명의 대활약에 '체제(體制)'라는 정치경제학 용어까지 …
  • 공포의 중국산 석고보드… 미국 전역 발칵  
  • 관리자   2009-10-10 12:04:26   5403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악취에 코피·두통 유발관련 소송 수백건 접수"집 6만~10만채 헐어야" 외교문제로 비화 가능성 퇴직 경찰관 빌 모건(Morgan)은 3년 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에 새로 지은 38만3000달러(약 4억5000만원)짜리 저택에 입성했을 때만 해도 세상을 다 …
  • 사람 정자에 불로장생 명약이 있다?  
  • 관리자   2009-10-08 20:05:15   246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사람의 정자에서 노화를 더디게 하는 물질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외신은 과학자들이 정자에서 노화 방지를 위한 ‘성배’를 찾았다고 환호하고 있다고 전했다.7일(현지시각) 텔레그래프·미러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그라츠대학 연구팀은 간단한 화학 …
  • 눈에 밟히는 - 몽유도원도  
  • 관리자   2009-10-08 12:51:17   314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정말 '몽유도원도 신드롬'이네요! 이 늦은 밤까지 관람객이 장사진을 치는 건 박물관 전시 역사상 처음입니다."7일 밤 10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이곳에서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보기 위해…
  • 초등학교부터 한자 가르쳐야  
  • 관리자   2009-10-06 12:02:01   272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이명학·성균관대 사범대 학장     얼마 전 18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한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다. 그 결과에 따르면, 161명 응답자 중 145명의 의원이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고 가르쳐야 한…
  • 美 햄버거의 저주..식중독균으로 반신마비  
  • 관리자   2009-10-05 09:08:58   496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미국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E. Coli 0157:H7)에 오염된 분쇄육(패티.미트볼 등 갈아 만든 고기)의 판매가 지난 1994년부터 금지됐지만 매년 수 만명이 햄버거를 먹고 이 병원체에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NYT는 지…
  • 대작 드라마 천추태후와 태양을 삼켜라의 종영  
  • 관리자   2009-10-02 07:06:34   249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스케일 있는 드라마 두 편이 연달아 끝났다. 지난 주말에는 '천추태후'가, 오늘은 '태양을 삼켜라'가 종영했다. '천추태후'의 후속은 현대극이고, '태삼'의 후속도 코믹물인 것 같다, 예고편으로는... 당분간 '대작' 드라마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다.…
  • 남녀가 반드시 알아야할 불편한 진실, 어글리 투루스  
  • 관리자   2009-09-29 13:56:29   7395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누구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이상형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결혼에 대해 관심이 많은 미혼남녀들도 그럴 것이고 결혼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은 독신주의자들도 "이런 사람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미혼이나 기혼…
  • 스승의 글씨와 제자의 난초  
  • 관리자   2009-09-25 13:05:37   264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오늘 우리는 학통이 무너진 삭막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학통이 무너지는 것은 승승의 위엄과 자애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 추사 김정희와 석파 이하응이 나눈 사제 간의 정리를 되새겨 보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추사 김정희를 일러 사람들…
  • 오바마, 재떨이 안 비워 부부싸움  
  • 관리자   2009-09-23 09:33:07   531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결혼생활 다룬 책 나와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고도 꽁초를 버리지 않는 간 큰 남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에 오르기 전까지의 모습이다.미 베스트셀러 작가인 크리스토퍼 앤더슨은 신간 <버락과 미셸: 미국 결혼의 초상>에서 오바마 …
  • 신종플루 예방에 버섯이 효과  
  • 관리자   2009-09-21 11:13:00   6052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한국버섯산업연구회(회장 장현유 한국농업대학 교수)는 신종 인플루엔자 A(H1N1.신종 플루) 예방식품으로 버섯이 효과가 있다고 21일 발표했다.연구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버섯류는 베타글루칸(Beta Glucan)이란 면역 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신종 플루 같은 바이러…
  • 척수 손상 마비 “걸을 수 있다”  댓글1
  • 관리자   2009-09-21 10:56:27   204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美 쥐실험서 뇌신호 없이 걸어척수 손상으로 마비된 쥐가 뇌의 신호를 받지 않고서도 걸을 수 있는 실험이 성공했다. 척수가 가지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뇌와 온몸의 신경계를 잇는 역할이다. 말초신경계에서 받아들이는 자극은 척수를 통해 집합해 뇌로 올라가며, 마찬가지로 …
  • 그 남자, 일흔 잔치를 시작하다  
  • 관리자   2009-09-20 16:19:07   459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前인텔 CEO 배릿, 시골여관 주인으로 제2인생“평생 속도에 매달린 삶, 이젠 느림의 미학 찾을것”‘세계적인 대기업의 회장, 시골 농장의 여관 주인으로 제2 인생을 열다.’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을 퇴사한 크레이그 배릿 전 회장(70·사진)이 휴대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 …
  • 미국 시민권 따려 군입대, 한국인이 제일 많아  
  • 관리자   2009-09-18 10:16:25   519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미국 시민권을 따기 위해 군대에 입대하는 외국인 10명 가운데 3명이 한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6일(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올해 초부터 미군에 입대하면 쉽게 시민권을 주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행한 후 육군에 입대한 특수 언어 구사자 중…
게시물 검색
2024년 11월 우수회원 순위 (1위~10위)
순위 닉네임 11월 적립
포인트
총 적립
포인트
korea999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0 48,800
글쓰기, 댓글달기, 코멘트,
로그인만 하셔도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지금 투자하세요!
광고를 이용해 주시면 싸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Poll
결과

New 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