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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박사’ 우주 품에 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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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0-03-08 11:22 조회5,4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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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천문학자로 과학대중화에 앞장서온 조경철 박사가 6일 별세했다. 81세. 심장병으로 투병하던 고인은 2일 갑자기 고열이 나면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으며 회복하지 못하고 6일 오전 10시10분쯤 눈을 감았다.

고인의 삶은 과학 대중화 그 차체였다. 별을 너무나도 사랑해 호마저 고성(孤星: 외로운 별)이었다. 천문대와 별 관측 행사장에는 어김 없이 참석하곤 했다. 한국인 1호 천문학 박사였던 그는 ‘아폴로 박사’라는 애칭으로 통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 우주선이 달에 착륙하는 장면을 방송사들이 주한미군방송(AFKN) 제공 화면으로 생중계하자 이를 동시 통역으로 해설하면서 이 별명을 얻었다. 고인은 그 뒤 천문학과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으며, 학계에서는 쌍둥이별을 관측해 그 존재를 널리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우주의 신비』 『아폴로박사의 별자리 이야기』『우주와 블랙홀』 등 저서 177권, 논문 60여 편을 남겼다. 한국에서 조 박사만큼 많은 저술을 남긴 과학자는 찾기 어렵다. 그의 저서는 청소년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심어줬다. 천재 소년 송유근(14)군은 “『아빠, 천문학이 뭐예요?』라는 조 박사님의 책을 읽었다. 한국의 천문학 발전에 헌신한 것이 존경스럽다”라고 말했다.

평북 선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연희대(현 연세대) 물리학과를 마치고 미국 유학을 떠나 투스큘럼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과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 천문학과를 들어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로 재직했는데, 도미 13년 만에 잠시 귀국할 때는 언론에 그의 동정이 실렸을 정도였다. 고인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에서 ‘위성 천문대 성능과 고도화’ ’인공위성의 궤도 개선에 관한 연구’ 등으로 학계에 이름을 날리고 있을 때였다. 68년 귀국한 뒤 연세대 교수와 경희대 부총장, 한국천문학회장,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국립 소백산천문대와 국내 사설 천문대 설립의 산파역을 맡았다. 그의 자문으로 60년대 국립천문대 설립 5개년 계획이 옛 과학기술처에서 입안됐으며, 90년대 충북 보은의 구병산천문대 설립 때에도 천문대장으로서 참여했다.

고인은 방송인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85년 KBS의 교양 프로였던 ‘세상만사’를 미스코리아 출신 배영란씨와 함께 맡아 인기를 끌었다. 틈날 때마다 각종 방송 프로에 출연해 천문학과 과학에 대한 지식을 전파했다. 구수한 입담과 다방면에 걸친 식견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대중 스타로서 국민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몇 안 되는 과학자였다.

이런 활동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딴 별과 천문대도 생겼다. 91년 일본 와타나베가 발견한 소행성(4976번)에 ‘CHOU KYONG CHOL’이라는 국제천문연맹(IAU)의 공인 이름을 붙이는 영광을 안았다. 이는 일본 도쿄대 후루가와 교수가 제안해 이뤄졌다.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리 광덕산 정상에는 그의 이름을 딴 ‘조경철 천문과학관’이 건설되고 있다. 완공되면 그가 소장한 책과 천문학 기기들을 전시할 계획이었다. 아쉽게도 고인은 이 천문대이 완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장례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5일 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0일. 유족으로는 영화배우였던 부인 전계현씨와 아들 서원(JC펙픽쳐스 대표), 딸 서화 씨가 있다. 02-2227-7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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