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가 조직한 풀뿌리 운동 미국에서 돌풍

 

한인 2세가 조직한 풀뿌리 운동이 미국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화당 성향의 풀뿌리 운동인 ‘티파티’에 대항해 시작된 민주당 성향의 ‘커피파티’가 바로 그 것이다. 두 운동 모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하는 이른바 ‘온라인 나노정치’를 지향하면서 기존 정치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커피파티’를 조직한 사람은 한인 2세 사회운동가 애너벨 박(41·한국이름 박수현)씨. 작은정부와 세금감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티파티’ 모임에 실망한 박씨는 지난 1월 페이스북에 ‘커피파티 운동에 동참하세요’라는 페이지를 만들었다. 박씨는 이 모임을 온라인 시민운동이라 강조하면서 “잠에서 깨어 일어나라(Wake Up and Stand Up)”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처음에는 박씨의 친구들이 화답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커피파티 홈페이지(coffeepartyusa.org)에 몰려오는 참여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3일 현재 6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전역 30개주 45개 도시에 커피 파티 지부도 결성됐다. 박씨는 13일 전국적인 ‘커피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박씨는 3일 CNN방송에 출연해 “‘커피파티’는 정치단체가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공간”이라며 “정부는 시민집합 의지의 표현이고, 미국민들은 지금 미국이 직면한 도전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커피파티’의 실질적인 책임자로 각 지부의 일정을 조율하고 11월에 있을 중간선거를 대비해 풀뿌리 운동전략을 짜는데 힘을 쏟고 있다.

9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간 박씨는 보스턴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영국 마셜 장학생으로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미주한인봉사단 간사인 그는 2007년 미 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지난 미 대선에선 오바마캠프의 동영상팀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