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미술토크] 잊혀져버린 천상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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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0-08-27 11:57 조회1,9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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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그로는 아카데미즘을 수호했던 마지막 화가였습니다.  안정된 구도, 원근법과 해부학에 충실한 묘사, 신화와 역사를 담은 주제, 전통적인 가치관을 중시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때는 19세기 후반. 사회는 격변하고 있었습니다. 회화의 발전으로 인해 형태를 완벽히 재현하는 것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화가들은 한걸음 더 나아갈 새로운 방식을 찾을 수밖에 없었겠죠.

때맞추어 인상주의가 태동했고, 그들은 기존의 아카데미즘에서 벗어나 보이는 색채와 빛을 그 순간의 감각으로 표현해 내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현대미술의 시작이 꿈틀대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부그로는 어땠을까요? 그는 이 큰 변화를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그리고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은 밑그림에 불과하다며 비판하였습니다. 그러나 시대는 이미 흘러가고 있었고, 부그로 같은 아카데미즘 화가들은 새로운 미술가들과 언론의 공격에 의해 점차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사망한 후, 그의 그림 역시 딱딱하고 틀에 박힌 그림이라고 비판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미술사에서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그의 그림은 다시금 재평가 됩니다. 탄탄한 구성력과 탁월한 인물묘사, 그리고 표정에 담겨있는 신비로운 영혼은 결코 잊혀 질수 없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 매력을 갖고 있었던 거죠.

1984년 회고전 이후 잊혀졌던, 천재의 그림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그림은 해를 거듭할수록 가격이 뛰어올랐고 부그로는 현재 명화 포스터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의 한사람입니다.

'여명'입니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밤의 장막을 걷으며 아침을 여는 과정에서 길가에 피어있는 꽃의 향기를 맡는 순간을 그렸습니다. 순수하면서도 고결한 아름다움에 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그가 그린 그림 속 여인들의 누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습니다.
 
부그로의 '비너스의 탄생'입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듯 자신감 넘치는 포즈의 비너스가 우리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첫 키스' 그리스 신화 속 큐피드와 프시케의 어릴 적 모습을 상상하고 그린 작품입니다. 사랑스러운 아기들의 모습에 미소 지어집니다.

Amor and Psyche, children
'소녀 목동'입니다. 말년으로 가면서 부그로는 누드화보다는 소녀의 모습을 소박하게 그려내었습니다. 따스함과 편안함의 안정이 느껴지는 그림들입니다.

the young shepherdess
한때는 당대 최고의 화가로 군림하던 윌리앙 아돌프 부그로는 격변하는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인상파 화가들에 의해서 서서히 밀려났습니다. 아카데미즘과 함께요.

하지만 부그로의 정교하고 흠 잡을 곳 없는 사실적 표현과 아름다운 감성이 담긴 그의 그림은 영원히 잊혀 질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은 부그로의 그림을 감상해 보시죠. 그의 그림을 한참 보고 있으면, 꼭 그림 속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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