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재혼한 남편 "안미워요"

페이지 정보

관리자 작성일10-11-04 10:55 조회1,803회 댓글0건

본문

 '60년 만에 만난 내 사랑'
 
"안미워요. 찬성해요. 여자는 혼자 살아도 남자가 어떻게 혼자 산답니까"

북측 아내 송보배씨(80)는 재혼한 남편에게 섭섭하지 않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며 평생을 그리워하던 남측 남편 김선화씨(91)를 감쌌다.

전날 취재진에게 날카롭게 반응하던 송씨였지만 4일 열린 단체상봉에서는 훨씬 여유로운 모습으로 취재진을 대했다. 송씨는 "소식을 모르던 게 다 해결됐다. 이제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또 다른 부부상봉자인 남측 남편 임봉국씨(89)와 북측 아내 안순화씨(92)도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임씨는 휠체어에 앉은 아내에게 직접 컵에 담긴 물을 먹여줬고 안씨는 작은 목소리로 "맛있다"고 말하며 애틋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봤다.

임씨는 또 아내의 손목에 시계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손목시계를 풀어 건네기도 했다.

상봉 이틀째인 4일 오후 4시부터 금강산 면회소에서 2시간동안 진행된 단체상봉 행사에서 북측 가족들은 전날보다 한결 누그러진 모습으로 남측 가족들과 만났다.

남측 변병혁씨(78)는 대연회장으로 들어서며 테이블에 앉아 있는 북측 동생 병덕(75), 병철씨(66)를 보자마자 흘러나오는 노래 '반갑습니다'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동생들도 형의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카메라를 안 가져와서 사진을 하나도 못 남겼다"고 안타까워하던 남측 오빠 김태성씨(77)는 적십자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제공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북측 여동생 김혜숙씨(64)는 "오빠와 찍게 된 사진이 잘 나와야 한다"며 테이블에 올려진 물병, 종이컵들을 정리하고 주변에 모인 사람들에게 잠깐만 비켜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가족사진을 손에 쥔 혜숙씨는 "오빠와 함께 찍은 사진이 너무 좋다"며 뛸듯이 기뻐했고 혜숙씨의 남편 곽현진씨(65)씨는 적십자사 관계자에게 "오누이 둘만 나오게 한 장 더 찍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남측 정순애씨(82)는 "얘기할 게 끝도 없고 한도 없다. 새로운 기억들이 새록새록 생겨난다"고 했고, 북측 조카 정복녀씨(70)는 "헤어졌다 만나면 또 생각난다"고 말해 웃음꽃을 피웠다.

화기애애했던 광경은 상봉 1시간을 넘긴 오후 5시부터 하루 앞으로 다가온 작별을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로 바뀌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애통한 표정의 가족들이 늘어갔다. 얼굴을 부비며 재이별을 아쉬워하는 형제, 잡은 손을 놓지 못하는 부녀, 부둥켜 안고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전날 북측 딸 명자씨(69)와 순옥씨(62)를 알아보지 못해 딸들의 애를 태웠던 남측 아버지 이승용씨(91)는 이날은 딸들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안으며 미안함을 표시했다.

이씨는 "왜 이렇게 상봉 시간이 짧은거니, 내일만 보고 이제 못보는거니"라며 딸들을 더 힘껏 끌어안았다. 명자씨와 순옥씨는 아버지의 품에 안겨 고개를 떨구고 입을 꼭 다문채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개별상봉 후 건강이 악화돼 단체상봉에 나오지 못한 남측 조옥당춘씨(88)의 가족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씨의 아들 남측 아들 고승국씨(44)는 "어머니가 수술 후 거동을 못하셔서 욕창이 생겼는데 오늘 오전에 6시간 정도 휠체어에 앉아있다보니 욕창이 더 심해지셨다"고 설명하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조씨의 북측 여동생 조풍자씨(69)는 "언니가 몸이 이렇게 안좋은데도 여기까지 와줬다는게 너무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며 "언니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안타깝다"며 서럽게 울었다.

이날 단체상봉을 끝으로 상봉 이틀째 일정을 모두 소화한 이산가족들은 5일 오전 작별상봉을 마치고 남북 양측으로 각각 돌아가게 된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Korea in US Articles 목록

Total 1,152건 43 페이지
Korea in US Articles 목록
  • 명상, 의사결정 속도 높여  
  • 관리자   2011-02-12 07:17:48   4513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신체를 이완시키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자기 수련 기법으로는 명상이 손꼽힌다. 명상 수행은 한때 동양의 신비주의로 폄하되었지만 서양의 현대과학에 의해 인체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대단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967년 하버드의대 허버트 벤슨은 초월명상(…
  • 세균 득실 손가락, 코 후비다 ‘큰 코’ 다친다  
  • 관리자   2011-02-05 13:57:28   450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코박사’ 서울아산병원 장용주 교수에게 듣는 코 건강법   “코와 얼굴의 밸런스가 잘 맞네요. 콧대도 휘지 않고 높이도 적당해 호흡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맞죠?”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48) 교수가 기자를 보고 인사로 건넨 말이다.코…
  • 애완견과 자는것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 관리자   2011-01-25 11:52:48   4462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침대옆에서 데리고 자는게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의가 요망된다.이런 사실은 캘리포니아주립대학(데이비스 캠퍼스) 수의학과의 브루노 코멜 교수와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과 벤 건 수의과장의 공동연구에서 밝혀졌다고 ‘유에스에이(…
  • 슈퍼화산, 美 3분의 2 곧 집어삼킨다?  
  • 관리자   2011-01-24 20:10:12   464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미국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 화산이 조만간 폭발해 미국 영토의 66%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와이오밍주 옐로스톤 국립공원 땅 밑에서 끓고 있는 '슈퍼화산'이 폭발할 경우 1980년 폭발한 세인트헬렌스 산(山)의 위…
  • 로버트 박 "김정일 정권을 죽여 주세요"  
  • 관리자   2011-01-21 09:45:47   4418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그들은 저를 보내면서 ‘로버트는 이제 아무것도 못한다. 전 세계에 보여주자. 우리(북한)가 승리했다’고 했습니다. 나가면 바로 자살할 거라 예상했겠죠. 솔직히 지금도 그들이 무섭습니다. 하지만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을 생각하면…
  • 미국 우편번호의 비밀  
  • 관리자   2010-12-12 18:12:40   4603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한국은 우편번호 미국은 집(ZIP)코드   내셔널 지오그래피의 집유에스에이(ZipUSA) 시리즈를 아십니까? 집코드를 제목으로 그 지역의 관광지, 명물,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미국에서 집코드는 우편번호인 동시에 지역을 상징하는 …
  • '은둔의 재력가' 김정주 넥슨 회장은 누구?  
  • 관리자   2010-12-07 12:20:19   195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94년 넥슨 창업…M&A 탁월한 능력 보이며 국내 대표적인 재력가로 등극]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의 일본 상장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넥슨 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정주(42) 회장에 대한 관심이 크다. 예정대로 넥슨의 일본 상장이 성공…
  • 남북, 서해 5도에 어떤 군사 전력 차이있나  
  • 관리자   2010-11-24 08:11:22   2595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해병대 6연대.연평부대 vs 북한군 4군단“다윗과 골리앗 싸움..전력증강 절실”   서해 5도 일대를 지키는 우리 군의 화력이 북한보다 떨어져 이 지역의 전력 증강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군 관계자는 “서해 5도 지…
  • “노트북의 미래”라고 잡스가 소개했던 맥북에어 써보니  
  • 관리자   2010-11-17 14:22:04   188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잡스, 큰소리칠 만했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지난달 말 새 노트북컴퓨터 ‘맥북에어’(사진)를 선보이면서 “이것이 노트북의 미래”라고 말했다. 두께가 많이 얇긴 했지만 겉보기에는 그게 전부였다. 기존 애플 노트북과 …
  • 의사들은 절대 먹지 않는 5가지 식품과 그 이유  
  • 관리자   2010-11-17 14:18:51   226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건강하게 음식물을 섭취하는 요령에 대해 의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또한 몸에 해로운 음식에 대해서도 이들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도 없을 것 이다.  고로 여기에 의사들이 절대&nb…
  • [이산상봉]재혼한 남편 "안미워요"  
  • 관리자   2010-11-04 10:55:32   180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 '60년 만에 만난 내 사랑'   "안미워요. 찬성해요. 여자는 혼자 살아도 남자가 어떻게 혼자 산답니까"북측 아내 송보배씨(80)는 재혼한 남편에게 섭섭하지 않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며 평생을 그리워하던 남측 남편 김선화씨(91)…
  • 걸프전 당시, 병사들의 손에 들려있던 것은 여행서?  
  • 관리자   2010-11-01 09:46:53   421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출판사의 창립자 ‘토니 휠러(Tony Wheeler)’, 뉴욕타임즈는 ‘세계 여행업계 영향력 있는 사람’ 1위로 ‘토니 휠러’를 선정한 바 있다   배낭여행 1세대, 장영복 실장의 남극점에서 북극점까지(2)…
  • '한글과 컴퓨터' 인수 김정실 회장 "한국이 왜 좋냐고요?"  
  • 관리자   2010-10-26 13:54:21   417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최근 한국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글과 컴퓨터'가 670억원에 매각되면서 그 이름을 다시 들어 볼 기회가 생겼다. 인수자가 김정실 캐피탈익스프레스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1996년 한인 2세들이 뿌리를 잊지 않고 당당한 미국시민으로 …
  • 지름 400m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지면…  
  • 관리자   2010-10-26 13:47:51   5810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아포피스', 전세계 핵무기 다합친 파괴력"러 천문학자 "충돌 가능성은 작아"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소행성 '아포피스'가 실제로 지구에 떨어질 경우 그 폭발력은 지구상의 모든 원자폭탄을 동시에 터뜨리는 위력과 맞먹을 것이라고 …
  • 국내외 핵심 IT 부품업체  
  • 관리자   2010-10-23 10:42:55   573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삼성전자의 ‘삼성 나노시티 기흥캠퍼스’의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반도체 생산 작업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정은 자동화돼 있으며 근로자들은 각 공정이 끝난 제품들을 운반하거나 자동기기의 이상 유무만을 체크한다. [삼성전자 제공   휴대전화 95%에 …
  • 허리띠 어디에 맬까  
  • 관리자   2010-10-22 12:41:32   2038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배꼽 한참 아래 허리띠를 맨 모습(사진 왼쪽). 실제보다 배가 더 나와 보인다. 오른쪽은 알맞은 높이에 맨 모습. 의상 협찬 및 도움말=로가디스   배꼽 바로 아래가 '명당'… 그 밑에선 뱃살 출렁띠 너비는 3.8㎝가 적당, 번쩍이는 버클은 피해야 사진 …
게시물 검색
2024년 11월 우수회원 순위 (1위~10위)
순위 닉네임 11월 적립
포인트
총 적립
포인트
korea999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0 48,900
글쓰기, 댓글달기, 코멘트,
로그인만 하셔도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지금 투자하세요!
광고를 이용해 주시면 싸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Poll
결과

New 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