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돈 버는 건 존경, 월가 돈잔치는 못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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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1-10-05 01:22 조회4,2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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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젊은이 왜 반발하나
저커버그는 땀 흘려 돈 버는데 국민 세금으로 살려놓은 월가는
골드만삭스 등 보너스 파티… 소로스도 "납세자 분노 이해돼"


"월가의 거대 금융기관들은 우리의 집을 압류해 빼앗아갔다. 그들은 납세자들의 돈으로 구제를 받은 후 터무니없는 보너스 잔치를 계속해서 벌인다."

미국 자본주의의 중심인 뉴욕 월가(街)에서 3주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홈페이지에 올라온 '뉴욕 점령 선언서' 문구다. 시위대는 부유층 전체가 아닌 금융기관을 적시해 공격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간신히 회생한 금융기관 직원들이 매년 비상식적으로 높은 연봉과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데 대한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보너스, 5개 주 적자와 맞먹어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8년 10월. 미 의회는 거대 금융기관의 파산을 막기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에 450억달러(약 53조7000억원), JP모간체이스에 250억달러, 골드만삭스에 100억달러 등 총 7000억달러(약 835조원)의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엄청난 재난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여겼던 미 국민들은 이듬해 이들 기관의 직원들에게 지급된 막대한 연봉과 보너스에 경악했다. 골드만삭스는 2009년 직원 1명당 59만달러(약 7억원)의 보너스를 지급했고, JP모간체이스 직원들도 평균 46만달러를 보너스로 챙겼다.

뉴욕주 감사원은 2009년 월가의 보너스 총액이 전년 대비 17% 늘어난 200억달러라고 발표했다. 토머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사원장은 "금융은 우리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국민 세금이 투입된 바로 이듬해 금융기관이 벌인 보너스 잔치는 미 국민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쓰디쓴 약이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점령?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는 유명 경제신문 제호인 ‘월스트리트저널’을 패러디한 ‘점령된 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이름의 신문을 발간하고 시위대의 활동을 소개했다. /AP 뉴시스
2009년 골드만삭스가 지급한 총 167억달러의 보너스는 뉴저지·뉴욕·애리조나·일리노이·매사추세츠주 등 5개 주의 2009년 재정적자와 맞먹는다. 금융 칼럼니스트 마이클 실버스테인은 "금융회사 단 하나의 직원 3만여 명이 평균 55만달러의 보너스를 받기 위해 국민 수천만 명이 정부 지원 일자리와 사회보장 서비스를 잃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월가 사정을 잘 아는 한 언론인은 "시위에 나선 젊은이들은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큰 돈을 버는 것은 존경할 수 있지만 국민 세금으로 위기를 넘긴 월가가 돈 잔치를 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소로스 "분개하는 시위대에 공감"

이 들 금융기관은 규제 강화와 세금 인상을 막기 위해 광범위한 로비 활동을 벌이며 막대한 돈을 쓴다. 지난해 금융 거래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 다수 상정될 조짐을 보이자 금융계는 반년(1~6월) 동안 총 1억2600만달러의 로비 자금을 뿌렸다. 금융계는 지난해 모든 산업계를 통틀어 가장 큰돈을 쓴 그룹이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국민의 세금으로 번 돈을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로비로 쓰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월가 시위 참가자들은 금융기관에 대해 "이제는 대마불사(大馬不死·Too big to fail)가 아니라 대마불구속(大馬不拘束·Too big to jail)이 돼 버렸다"고 주장한다. 버지니아주(州) 해리슨버그에서 건물 관리인으로 일하는 스티븐 프리빌은 "이제는 이들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걷어 국가부채 해결에 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헤지펀드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는 3일 이 같은 금융기관의 이기적 배 불리기에 분개하는 월가의 시위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망가진 은행을 세금으로 되살려 이들이 다시 큰돈을 버는 것에 대한 납세자들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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