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神의 은행'… 구원 나선 敎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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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4-03-27 21:45 조회1,4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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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바티칸銀 개혁
자산관리 神父 돈세탁 물의
하버드 교수 등 조사委 꾸려 교황에 직접 보고하도록 조치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되고 불과 3개월 뒤인 지난해 6월, 교황청이 발칵 뒤집혔다. 교황청에서 22년간 해외 자산 관리 업무를 맡았던 고위 성직자인 눈치오 스카라노(62) 신부가 '돈세탁' 혐의로 스위스에서 체포된 것이었다. 그가 전직 금융 브로커와 군(軍)사법경찰 등과 짜고 스위스에서 밀반입하려고 시도했던 금액은 2000만유로(약 298억원)에 이르렀다.

이들은 세관 검사를 피하기 위해 전용기를 대절했다. 증거인멸을 위해 휴대전화까지 불태우는 치밀함을 보였다. 스카라노 신부는 이와는 별도로 650만유로(약 96억원)를 빼돌려 이탈리아 남부 살레르노에 방 17개짜리 호화 아파트를 사들인 혐의도 받았다. 그가 해외 계좌를 개설하고 허위로 기부를 받은 것처럼 꾸미는 데 동원한 '돈세탁' 창구가 바티칸 은행이었다고 BBC는 전했다.


바티칸 은행. 프란치스코 교황의 바티칸 은행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은행에 개혁의 칼날을 겨눴다. 단순히 일회성 조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명성 확보와 구조 개선을 목표로 '삼중(三重)의 개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메리 앤 글렌던 하버드 법대 교수가 포함된 위원 5명으로 바티칸 은행 특별조사위를 구성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당시 위원회의 조사 내용은 교황에게 직보하도록 했다.

올해 1월에는 바티칸 은행의 이사진과 최고 경영진을 선임하는 최고 의결 기구인 추기경 위원회 5명 가운데 4명을 물갈이했다.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2월 이들의 5년 임기를 연장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과 11개월 만에 이들을 사퇴시키는 '불신임'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어서 2월에는 성직자 8명과 외부 재무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교황청 경제사무국도 신설했다. 이 조직은 교황청의 예산안을 짜고, 재무 감독을 담당한다. 당시 교황청은 "산하기관들의 재정적 문제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사실상 바티칸 은행을 겨냥한 말과 다름없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수술에 나선 바티칸 은행의 정식 명칭은 '종교사업기구(IOR)'다. 직원 114명이 자산 63억유로(약 9조4000억원)를 관리하는 이 은행은 1942년 설립 이후 계좌·자산 관리를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는 폐쇄적 운영 방식 때문에 '신(神)의 은행'으로 불렸다. '인간은 접근 불가능하다'는 의미였다.

또한 이 은행은 오래전부터 이탈리아 정치인이나 마피아 같은 조직범죄 연루설이 나돌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냉전 때부터 동유럽이나 쿠바와 이집트 등으로 교황청 자금을 은밀하게 송금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범죄 조직이나 탈세자들도 이 비공식 통로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영화 '대부 3'에서는 뉴욕 마피아의 보스가 유럽 대형 은행의 운영권을 거머쥐기 위해 교황청 간부들과 접촉에 나서는 장면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은행의 투명성 확보를 강조하자, 지난해 10월 바티칸 은행은 설립 이후 71년 만에 처음으로 연차보고서를 공개했다. 당초 바티칸 관료조직(일명 '쿠리아')을 장악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성직자들의 반발도 예상됐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중적 지지 때문에 '바티칸 내 기득권 세력'이 일단 뒤로 물러선 모양새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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