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권력이 도를 넘고 있다

페이지 정보

관리자 작성일14-12-11 13:14 조회4,994회 댓글0건

본문



[미 중산층 현장보고서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68474473.1.jpg김광기 경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보스턴대 사회학 박사
“동영상엔 분명 살인이 있었는데 정의는 없었다.”

“이제 새로운 시민권 운동이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멈춰야 한다.”

“미국인들은 이 이상 뭘 더 봐야 하나? 이래선 안 된다. 적어도 이게 국가라면.”

미국 뉴욕 시에서 에릭 가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경찰관에 대한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에 나선 성난 시민들이 쏟아낸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다. 미국의 공권력 사용이 도를 넘고 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는 하루 이틀 일어난 일이 아니다. 9·11테러 이후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 공권력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확실히 넘었다고 주장한다. 

미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 특히 우리나라 공권력이 ‘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낮에 경찰이 범죄혐의자를 길거리에서 목을 조여 죽일 수도 있는 가공할 만한 힘을 지닌 미국의 공권력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미국이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공권력이 센 데는 이유가 있다. 다인종과 다민족이 섞여 사는 이민 국가이다 보니 각 인종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일일이 사정을 다 봐주고 이해해주면 혼란만 가중되기 때문이다. 모든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관통하는 어떤 공통의 규칙(룰)을 만들고 그것에 의거해 엄정한 법집행을 강행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일반인들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으니 범죄현장에서 경찰들도 시민들이 겁나기는 매한가지다. 이런 상황은 여차하면 가차 없이 경찰이 총기를 난사하는 상황을 빚는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총기 소지와 사용에서 경찰은 역시 갑이고, 시민은 을이 될 수밖에 없다. 경찰이 총을 빼들면 시민들은 바짝 엎드려 순순히 명령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미국의 정당한 공무집행 강도 수위가 점점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이 손을 들라고 해서 손을 들었는데도 총을 여러 발 쏴서 죽이고(퍼거슨의 브라운),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환자가 있다’는 병원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교통사고 부상자인 20대 흑인 환자에게 총을 쏴 죽이기도 하고(시카고의 앤더슨), 운전면허 갱신을 거부당한 93세 할머니가 차 열쇠를 주지 않는 조카에게 총을 들고 화를 낸다는 이유로 총격을 해 죽이고(텍사스의 골든), 장난감 권총을 휴대한 12세 소년을 쏴서 죽이더니(클리블랜드의 라이스), 급기야 이번에는 ‘가치담배’를 팔았다는 혐의로 경찰관들이 목을 조르자 계속해서 숨이 막힌다고 절규하는 남자를 질식사시키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다(뉴욕의 가너). 위에 열거한 사건들은 모두 올 한 해 언론에 알려진 경찰의 공무집행 중 발생한 살해 사건들이다.

과연 이런 것을 정당한 법집행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미국 시민들은 여기에 대해 단호하게 ‘노’라고 말하기 시작하고 있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흑인들이다. 

하버드대의 브루스 웨스턴과 텍사스대의 베키 페티트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경제활동을 하는 미국 흑인 12명 중 1명이 감옥에 있다. 백인은 87명 중 1명꼴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황상 피부색과 인종으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인종 프로파일링’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애틀랜틱미디어 편집국장 로널드 브라운스타인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고에서 “퍼거슨의 브라운은 죽지 않고 살아있더라도 지금 경찰과 옥신각신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감방에 갔을 것”이라며 흑인에 대한 미 공권력의 무자비함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구나 퍼거슨의 브라운 사건과 뉴욕의 가너 사건 모두 가해 경찰을 기소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판가름하는 대배심에서 경찰에 대해 불기소 판결이 내려졌다. 가해 경찰의 잘잘못을 따지는 재판마저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결정이다. 

하지만 일련의 일들을 인종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고삐 풀린 공권력의 인명 경시에서 빚어진 일이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앞에 열거된 사건들은 공론화되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보고도 안 된 채 그냥 묻힌 경찰에 의한 시민 사망 사건이 더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이 2007∼2012년 105개 경찰 내부 자료와 FBI의 통계를 자체 조사한 결과 45%(550여 건)의 경찰 살해가 FBI 통계에서 누락됐다. 같은 기간 미 전역의 753개 경찰서가 FBI에 보고한 공무 중 살해 건수는 2400여 건이고, 나머지 1만8000개 경찰서는 단 한 건도 보고하지 않았다. 

퍼거슨 시위를 보는 미국 지식인들은 이번 일에 대해 가치담배를 몰래 팔다 걸린 것이 누가 봐도 현장에서 목이 졸려 죽을 정도의 잔악무도한 범죄는 결코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법치라기보다는 ‘악치(惡治)’ 혹은 ‘폭치(暴治)’에 가깝다.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나온 공권력이 오히려 시민을 위협하는 상황 앞에서 지금 미국인은 분노하고 있다. 개를 끔찍이 위하는 나라에서 사람 목숨이 개보다 더 중하다는 것을 잊은 것은 아니냐면서 말이다.

김광기 경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보스턴대 사회학 박사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Korea in US Articles 목록

Total 1,152건 32 페이지
Korea in US Articles 목록
  • 프란치스코 교황, 교도소 수감자의 발을 씻겨주다  
  • 관리자   2015-04-03 14:44:20   3499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도소 수감자들의 발을 씻겨주었다.A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을 앞둔 지난 4월 2일, 로마의 레비비아(Rebibbia) 교도소를 방문했다. 바티칸 라디오는 당시 재소자와 함께 미사를 봉헌한 프란치스…
  • 해외자원개발 사업 3조4000억원 손실 확정   
  • 관리자   2015-04-03 14:43:03   144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공기업 3사가 2003년 이후 해외자원개발사업에 31조4천억원을 투자했으나 이미 확정손실액이 3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감사원이 3일 밝혔다.더욱이 이들 공기업들은 계약에 따라 향후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추가로 34조원을 투자해…
  • 시리아의 피아노맨은 전쟁을 노래한다(동영상)  
  • 관리자   2015-03-23 11:20:14   4633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폭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거리. 아이함 아마드(Ayham Ahmad)는 낡은 피아노로 시리아 전쟁에 대해 노래한다.지난 4년간의 내전으로 아마드가 사는 야르무크(다마스쿠스 외곽에 위치한 난민 피난처)는 거의 파괴됐다. 다른 팔레스타인 난민 지역처럼 빈부격차가 중요하지 않…
  • 대선 출마 초읽기에 들어간 힐러리 클린턴은 누구인가?  
  • 관리자   2015-03-23 11:17:53   463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미국 첫 여성 대통령에 재도전하는 힐러리 로댐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2016년 대선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확한 출마 선언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거자금 모금 과정에서 ‘다음달께’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클린턴은 민…
  • 불황 속에서도 '슈퍼카' 판매는 사상 최고 호황  
  • 관리자   2015-03-23 11:14:39   2028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세계 경제에 빨간불이 켜져도 최고급 자동차인 ‘슈퍼카’ 시장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맞고 있다.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희소식에도 슈퍼카 업체들은 고민이다. 수요에 부응해 공급을 늘려야 하나?기업이라면 으레 몸집 불리기에 골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독일의 스…
  • 과학자들 - 낮잠 45분 자면 기억력 5배 향상  
  • 관리자   2015-03-23 10:56:48   532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낮잠을 45분간 자면 기억력이 최대 5배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배운 정보를 머릿속에서 유지하고 전에 배운 걸 기억해내는 데 짧은 낮잠이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낮잠이 시험공부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단언했다.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2일…
  • 밥 안먹고 컴퓨터 휴대폰 집착...우리 아이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법  
  • 관리자   2015-03-16 09:57:58   336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지난해 12월 13세 조카가 유일한 보호자인 50대 고모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조카 A군은 고모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며 혼내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이모(17)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인터넷 게임을 했다”면서 …
  • 저커버그 "지구촌 인터넷 연결위해 구글과 협력 희망"  
  • 관리자   2015-03-03 14:51:00   1503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5(MWC 2015)'에 참석해 "개발도상국에 인터넷 접근 기회를 늘…
  • 코스트코, 아멕스 '버리고' 비자·시티 '손잡아'  
  • 관리자   2015-03-03 14:48:46   4308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최근 신용카드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와 16년 간 이어왔던 밀월 관계를 청산한 코스트코가 비자와 시티그룹의 손을 잡았다.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는 성명을 통해 내년 4월부터 자사 매장에서의 신용카드 거래를 비자카드로 …
  • 젭 부시, 선거자금 ‘실탄’ 두둑… 부시家 세번째 도전  
  • 관리자   2015-02-09 12:14:07   387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美대선 향해 뛰는 젭 부시“미국의 중산층 회복을 위해 ‘기회의 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경제적 성공의 기회를 제공할 강한 가정, 교사의 책임성 그리고 학교 선택권을 강화하는 교육개혁이 필요합니다.”미국 공화당의 2016년 유력 대선후…
  • ‘60세→20세’ 회춘약 개발에 성공 단계?… 놀라운 연구 진행 중!  
  • 관리자   2015-01-21 16:14:58   220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젊어지는 회춘약 개발이 성공 단계에 이르러 관심을 받고 있다.일본의 여러 연구기관이 동시에 보인 연구에 따르면 NMN, 즉 오래살 수 있는 장수와 관련한 유전자로 알려진 시르투인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이 있는 성분을 발견해 냈다.우선 실험쥐를 대상으로 펼친 연구를 보면 암…
  • 쿠바 껴안은 美, 北에도 손내미나  
  • 관리자   2014-12-18 14:24:26   386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적대국 화해 주선한 교황 ‘역사적인 생일’ 자축 미국과 쿠바가 53년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아래 왼쪽 사진)이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교 정상화 선언을 하고 있다. 이번 국교 정상화에서 중재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
  • 美·쿠바, 국교 정상화 공식선언…반세기만의 화해  
  • 관리자   2014-12-17 15:01:52   5185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쿠바가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양국 사이에 새로운 역사의 장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오 성명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양국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실패한 '낡은 접근방식'을 끝내야 할 시기라고 …
  • 국가부도 벼랑끝 푸틴, 16년전 옐친의 그림자 어른어른  
  • 관리자   2014-12-17 14:59:49   3889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서방의 제재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17%로 인상했는데도 루블화는 계속 하락했다.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꽃을 파는 사람 위로 환율 전광판이 켜져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루블화 폭락에 당국 외환…
  • 미국의 공권력이 도를 넘고 있다  
  • 관리자   2014-12-11 13:14:51   4995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미 중산층 현장보고서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김광기 경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보스턴대 사회학 박사“동영상엔 분명 살인이 있었는데 정의는 없었다.”“이제 새로운 시민권 운동이 있어야 한다.”“우리 아이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멈춰야 한다.”“미국인들은 이 이상 뭘 더 봐…
  • 흑인 숨지게 한 백인경관 불기소… 일촉즉발 뉴욕  
  • 관리자   2014-12-04 14:12:03   5373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숨을 쉴 수 없다”… 분노한 시위대 미국 뉴욕 시 스탠튼아일랜드 대배심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을 체포하다가 목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3일 결정하자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타임스스퀘어에 몰려나와 “숨을 쉴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
  • 도요타, 세계 첫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내달 15일 출시  
  • 관리자   2014-11-18 10:37:01   5352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도요타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AP 뉴시스수소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연료전지차가 세계 최초로 시판된다.도요타자동차는 다음 달 15일 일본 시장에 수소연료전지차를 내놓는 계획을 18일 발표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수소연료전지차는 연료인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
  • MS, 年매출 28조원 ‘황금알’ 포기 왜?  
  • 관리자   2014-11-10 11:05:54   152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엑셀-워드 등 문서작성용 모바일앱 무료로 전환《 문서 작성용 소프트웨어(오피스 프로그램)를 공짜로 쓰는 시대가 오고 있다. 쓰는 방식도 바뀐다. 현재는 워드나 엑셀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자가 구입한 후 컴퓨터에 ‘설치’해 써야 했지만 이제는 ‘가입’만 하면 된다. 내 컴…
게시물 검색
2024년 11월 우수회원 순위 (1위~10위)
순위 닉네임 11월 적립
포인트
총 적립
포인트
korea999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0 48,900
글쓰기, 댓글달기, 코멘트,
로그인만 하셔도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지금 투자하세요!
광고를 이용해 주시면 싸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Poll
결과

New 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