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반기는 中, 난감한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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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6-05-05 10:01 조회4,369회 댓글0건본문
- 표정관리 하는 중국
무역 불균형 문제삼긴 하지만 트럼프의 불간섭주의 中에 유리
인권 거론 불편도 덜할 걸로 기대
- 걱정이 태산인 일본
주일미군 주둔비 부담 커지고 TPP 비준 물건너갈 가능성
일부 우익은 "헌법 개정 기회"
트럼프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중국에 온갖 막말을 했다. 지난달엔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했고, 이달 초에는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을 성폭행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중국이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의 등골을 빼먹고 있다는 취지였다.
이 정도면 '반(反)트럼프' 여론이 끓어오를 만하지만 실제는 반대다. 지난 3월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명 중 한 명(54%)이 트럼프에게 호의적이었다. 중국 외교부도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중국은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미국 대선은 미국 내정"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평소 미국에 대해 자극적인 기사를 써온 중국 관영 언론도 트럼프의 막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일자에서 "중국은 트럼프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한·일 등 동맹국과의 관계에 대한 트럼프의 신(新)고립주의가 동북아에서 중국이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전통적으로 민주당 대통령보다 공화당 대통령을 선호한다는 측면도 있다. 툭하면 '인권 카드'를 꺼내들고 중국을 압박하는 민주당 대통령보다 예측이 가능한 공화당 대통령이 더 낫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빌 클린턴 대통령 집권 당시 대만 문제와 중국 대사관 오폭 사건으로 갈등을 빚었고, 오바마 대통령 때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공화당 출신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가 집권했을 때 미·중 관계는 큰 탈 없이 흘러갔다.
중국 내부에서는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일으킬 무역 분쟁보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됐을 때 제기할 인권 문제 등이 더 골치 아프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은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주창해온 상호 존중, 합작공영의 '새로운 대국관계'와 맞아떨어진다"며 "트럼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것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썼다.
반면, 일본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주일 미군 주둔비를 지금보다 더 내라고 압박할 일이 당장 걱정거리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사활을 걸고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준이 물 건너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와 언론인들이 사석에서 "트럼프는 악몽"이라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시사잡지 주간문춘은 "트럼프의 일본관은 기본적으로 1980년대 미국 부동산 업계에서 일할 때 형성됐다"고 했다. 일본 경제가 욱일승천하고 미국 경제가 속수무책 밀릴 때, 일본 기업과 부자들이 앞다퉈 미국 부동산을 사들이는 걸 보고 트럼프가 일본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1987년 뉴욕타임스 등 유력지에 '일본의 원유 공급원인 페르시아만의 안전을 위해 미국이 인명(人命)과 돈을 바치고 있다. 왜 일본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느냐'는 의견 광고를 낸 적이 있다. 최근에도 "일본은 미국에 자동차 수백만대를 파는데, 도쿄에선 쉐보레를 본 적이 없다"며 미·일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일부 우익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트럼프를 환영하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일본도 동북아 안보에 기여하고, 중국에 맞서 자위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명분 아래 평화헌법 개정 등의 움직임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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