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시위하다 '산탄총' 맞아 600명 이상이 실명 위기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130만 발 이상의 공기총 산탄을 쏴 수백 명이 실명 위기에 처했다고 현지 언론인 그레이터카슈미르가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잠무-카슈미르에서는 지난달 9일부터 카슈미르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이슬람계 청년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시위는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단체 히즈불 무자히딘의 청년 지휘관 부르한 와니(22)가 인도 치안 당국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경찰은 지난달 9일 이후 시위 진압을 위해 130만 발의 비살상용 공기 산탄총을 발사했다. 이 총은 살상 능력은 없지만 눈에 맞을 경우 실명 등 심각한 눈 부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잠무-카슈미르 주도 스리나가르의 슈리 마하라자 하리 싱(SMHS) 병원에 눈에 산탄을 맞은 환자가 최소 57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병원 환자 가운데에는 8세 소년도 있다. 병원 의료진은 "총을 눈에 맞은 환자들은 망막과 시신경, 홍채 손상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먼저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무기를 탈취하는 등 폭력시위를 벌여 강경 진압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또 총탄에 살상 능력이 없으며 시위대를 막고자 무릎 아래를 향해서만 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민간인 68명, 경찰관 2명으로 파악된다. 부상자는 실명위기 환자를 포함해 6000명 이상이다.

국내외에서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인도 정부는 진압 수위를 낮추고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라지나트 싱 인도 연방 내무장관은 최근 카슈미르를 방문해 공기 산탄 총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AFP 통신은 이날도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시위를 계속했고 경찰의 진압 작전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