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인들 쥐락펴락 뉴욕한인방송 안소영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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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0-02-02 08:59 조회6,7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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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방송의 앵커 주주 장과 CNN의 소피아 최, 피플지 편집장을 지낸 지니 박, 폭스TV의 기자 줄리 장..미 주류 언론에서 맹활약하는 한인2세들이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가교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서 이들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한인미디어에 종사하는 언론인들이다. 대개의 2세 언론인들이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반면 이들은 완벽한 한국어와 영어실력을 갖춘 1.5세 혹은 유학생 출신으로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의 눈과 귀 역할을 하면서 한인사회의 권익신장을 위한 첨병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안소영 앵커(29)는 한인사회를 주류사회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는데 일조한 주인공이다. 만5년반 동안 미동부 유일의 24시간 한국어라디오방송 KRB(대표 권영대)의 기자요, 명 앵커로 활약한 덕분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을 비롯,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티 명예회장, 아시안 최초의 뉴욕시 감사원장 좐 리우, 한인최초의 교육감 미쉘 리 등 내로라하는 인사들과의 생생한 목소리는 바로 그녀를 통해 한인사회에 전해졌다. 안소영 앵커는 유학생출신이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다소 늦은 시기에 유학을 왔지만 엄청난 노력으로 영어를 마스터해 네이티브 스피커나 다름없는 실력을 갖출 수 있었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TV뉴스 앵커들에게 매료됐다는 그녀는 도곡동에 있는 언주초등학교 시절 소년한국일보 기자로 활동하는 등 일찌감치 언론과 연을 맺었다.

은광여중 3년 여름방학때 미국 연수프로그램을 다녀온 것이 계기가 돼 미국유학을 떠났고 시라큐스대에 진학했다. 그녀가 완벽한 이중언어와 함께 준비된 언론인이 된 이유는 또한가지 있다.

2학년때는 이화여대 국제교육부를 통한 교환학생 체험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언론홍보영상학 수업은 정말 보석같이 소중한 경험이었단다. MBC 보도국 출신 이재경 교수로부터 한국어 기사작성 수업을 아주 깔끔하게 배울 수 있었고 MBC PD 출신 주철환 교수의 수업은 매일 들었으면 할 정도로 푹 빠졌다. 

“매주 가요 한곡을 분석한 종이 한 장이 수업 교재가 되는데 정말이지 얼마나 인간미있고 맛깔나게 해석을 하는지 아직도 폴더에 수십장이 잘 정리돼 있어요.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자주 꺼내서 읽으며 웃곤 해요...가수 들국화의 이름이 어찌 나온지 아세요? 그룹 멤버들이 우리 밴드 이름 뭘로 할까? 하다가 아마도 전인권씨가 껌을 씹고 있었는데..그게 들국화 껌이었대요.”

1년간 한국에 체류하며 MBC 아카데미에서 아나운싱을 배웠다. 그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멀쩡히 회사 잘 다니다 아나운서와 기자가 되기 위해 모든 걸 버리고 다시 도전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하고싶은 걸 하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는구나하는 것을 배웠단다.

그녀가 일편단심 방송기자의 꿈을 불태운 것은 방송이 전해주는 뉴스의 속보성과 함께 “뉴스와 관련된 음악과 영상 한컷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방송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라큐스로 돌아와 졸업을 앞두고 팀을 짜서 방송 뉴스를 녹화했을 때 교수님의 평가 한마디는 큰 가르침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날씨 보도를 하는데 시라큐스는 4월에도 눈이 오거든요. 눈이 쌓인 곳에서 마이크를 들고 ‘꽃이 피어야 하는 봄에 눈이 왔다..춥다..’ 뭐 이런 방송을 했는데..교수님께서 넌 춥다면서 장갑을 안꼈네, 그러시더라구요. 그땐 뭐야, 했는데..지금 생각해 보니까 방안에서 따뜻하게 앉아 뉴스를 볼 시청자들에게 추위를 생동감있게 전달하려면 모자와 장갑을 하는게 맞았어요. 그렇게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좋은 가르침을 받은거죠.”

워싱턴 D.C.의 TV방송국에서 언론인으로서의 첫 발을 뗀 후 2003년 뉴욕라디오코리아로 옮겨 ‘세계의 수도’ 뉴욕을 중심으로 한 정치경제외교와 사회문화종교에 이르는 다양한 뉴스들을 전달하는 앵커로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돼 인터뷰가 쉽지 않은 미셸 리 워싱턴 교육감을 비롯,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에반스 리비어 회장, 일본계이면서도 종군위안부 결의안을 위해 동분서주한 마이크 혼다 의원, 부모의 세탁소 지하에서 옷을 만들어 내기 시작해 지금은 미 유명 백화점에서 셔츠 한장에 최고 수천달러짜리 옷을 만들어 낸 두리 디자이너 등등 그녀의 마이크를 스쳐간 유명인사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후 가진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의 인터뷰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타계후 잭슨패밀리의 대변인 스티브 매닝과의 단독인터뷰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안소영 앵커의 빼어난 인터뷰 실력은 뉴욕시장 3선에 성공한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과의 즉석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해 9월 뉴욕추석대잔치에 등장한 블룸버그 시장이 사전예고도 없이 무대위에 올라 즉석에서 그녀가 인터뷰를 진행해야 했다. 

억만장자 시장이자 대통령의 꿈을 꾸는 정계의 거물이었지만 안소영 앵커는 전혀 주눅들지 않고 농담을 섞어가며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해서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블룸버그 캠프도 안소영 앵커의 빼어난 진행에 흡족해 했다는 후문이다.

좐 리우 뉴욕시 감사원장과 인터뷰를 할 때면 청취자들로부터 ‘한국 사회자가 영어를 더 잘한다’고 칭찬을 듣기도 했다.

사실 안소영 앵커가 좋아한 것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미담기사였다. 일인다역을 맡아야하는 한인방송의 특성상 미담기사를 발굴할 여건이 못됐지만 2004년 겨울 캐나다에서 걸려온 60대 여성의 전화는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암에 걸린 남편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생을 앞두고 뉴욕에서 세탁소를 하는 친구 부부를 애타게 찾는 사연이었다. 30년전 친구 부부만 믿고 뉴욕으로 이민 와, 같이 세탁소를 했는데
금전문제로 크게 다투고 캐나다로 이주했다. 그런데 남편이 막상 죽음의 문턱에 서자 친구가 보고싶고 화해를 하고 싶다며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전 큰 기대없이 사람을 찾는 기사를 내 보냈어요. 남편분의 목소리를 담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허락이 안될만큼 건강이 안좋아서 부인의 목소리를 넣어 기사를 내보냈어요. 그런데 저녁 뉴스로 나간지 30분도 안 돼, 그분들이 찾는 뉴욕의 노부부가 울먹이며 보도국으로 전화가 왔어요...그렇지 않아도 그리웠다면서 당장 연락처를 달라구요..두 분은 전화 통화를 하셨고 뉴욕부부는 캐나다로 날아갔어요. 친구와의 상봉을 위해...그때가 제가 일한 시간 가운데 행복한 순간이었어요...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됐다는게 얼마나 신났는지 몰라요..”

안소영 앵커는 정든 뉴욕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한국으로 왔다. 다시 새로운 꿈을 펼치기 위해서다. 한국에 돌아와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매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CNN의 앤더슨 쿠퍼가 진행하는 뉴스프로를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예리한 눈빛과 사람을 사로잡는 목소리도 매혹적이지만 재난재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기자정신, 생방송중임에도 헤이티의 한 소년이 벽돌을 머리에 맞고 피를 흘리자 소년을 안고 뛰는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지닌 쿠퍼와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역업을 하는 안상구 씨와 우형신 씨의 남매 중 맏이인 그녀는 부모님이 뉴저지 프린스턴에 거주하고 동생(안형진)도 NYU 스턴 졸업후 맨해튼에서 일하고 있어 모국에서 홀로 생활하는 처지가 됐다.

다시 찾은 모국에서 차가운 머리와 따스한 가슴을 지닌 남성을 만나 결혼해 딸을 낳으면 꼭 CNN의 앵커로 만들고 싶다는 그녀. 마지막으로 “미국의 한인언론에 몸담은 모든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영어소통이 어려운 1세들에게는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2세들에게는 한국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제공하는 곳이 한인방송국이기에 한국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재외국민 참정권이 부여된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공정한 결정을 위해선 각 후보들이 한인방송국에 출연 해, 동포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져야 하고 2세, 3세들이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진정한 주인으로 뻗어 나가기 위해 이들 매체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소영 앵커는 “특히 세계의 수도인 뉴욕은 주류 매체들은 물론, 200개 이상의 민족이 각자의 매체를 통해 경쟁하는 만큼 한인미디어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본국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한국에 돌아와보니 내가 얼마나 중요한 곳에서 일을 했는지 새삼 느꼈다. 국민들께서도 미주한인언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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