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강기갑 의원, 딱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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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작성일09-01-07 12:52 조회3,130회 댓글0건본문
강기갑
의원이 국회에서 난동을 부렸다. 그 동안 벼르고 별렀는데 드디어 건수를 잡았다. 드디어 딱 걸렸다. 법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박탈해주리라고 철석같이 믿었는데 물거품이 되어 시름하던 차에 이게 웬 횡재인가? 한나라당은 서슬이 퍼래 강 의원을 제명하겠다고 난리법석이다.
사과해라.
의원직을 사퇴하라. 그러지 않으면 제명하겠다. 한 마디로 엿장수 마음대로이다. 사퇴를 따지고, 제명을 들먹이자면 한나라당 의원들 거의 전부가
오래 전에 국회를 떠나야 했다. 지난 국회에서 술 마시고 난동부리고, 아무나 붙잡고 따귀 때리고 걷어차고, 성추행을 밥 먹듯이 해대고, 폭언을
입에 달고 살아도 사퇴하거나 제명된 한나라당 의원은 한 명도 못 봤다.
강기갑
의원의 난동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 동안 벌인 난동에 비길 바인가? 더욱이 그의 난동에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은 바로 한나라당이다. 천하에 없는
방송악법으로 온 나라를 벌집 쑤시듯이 쑤셔놓고 국민 알기를 개차반만큼도 안 여기는 한나라당 의원들이야 말로 사과를 해도 먼저하고, 사퇴를 해도
먼저 하고, 제명을 당해도 먼저 당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강 의원의 죄를 물어야 한다. 그게 순서이다.
강기갑
의원의 난동이 진실과 정의를 위한 분노였다면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금 국회에서 벌이고 있는 난동은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민주주의를 침탈하고
국민의 권리를 약탈하는 행위이다. 그러면 한나라당은 거대 여당의 힘을 무기로 무소불위의 횡포를 부리는데 야당의원들은 점잖게 앉아서 지켜보란
말인가. 강기갑 의원의 난동을 잘 했다고 박수칠 사람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그가 제명을 당해야 할 만큼 파렴치한 짓을 했다고 믿는 국민도
없다.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그가 한나라당 의원들처럼 술을 먹고 난동을 피웠나? 그가 한나라당 의원들처럼 성희롱을 했나? 아무리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보고 짖는 시대라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격앙된 목소리는 낯 뜨겁다. 물론 눈엣가시 같은 강기갑 의원을 몰아내고 싶은 그 마음이야 왜
모르랴. 가뜩이나 무더기 방송악법 통과가 무산된 지금 분풀이를 할 곳이 그밖에 더 있는가? 그러나 분을 참는 것도 다수당이 배워야 할
미덕이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아마 기억할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79년에 국회에서 제명당한 사건 말이다. 유신세력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지막 광분을
하면서 그들은 야당 총재인 김영삼 의원을 제명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 정부는 무너지고 말았다. 오늘날이라고 그런 일이 안 일어난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힘이란
절제를 할 때 위력을 발휘한다. 힘 하나 믿고 막가파식으로 행동하면 반드시 반작용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강기갑 의원이 아무리 눈엣가시 같더라도
그는 국민이 선택했다. 그러므로 그 국민의 선택을 포용할 수 있을 때만이 국회는 살아 움직인다. 반대세력을 다 제거하고 여당의원들 끼리만 모여
국정을 의논하고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것이야 말로 ‘작당’이다.
다수결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허구적 믿음의 산물이다. 국민의 선택은 항상 변한다. 지금 다시 총선을 한다면 한나라당이 과연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그런 사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행동을 절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선량으로서의 도리이다. 다수란 횡포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국민의 선택에 대한 폭력이다. 진정한 다수의 힘은 대의에 부합하고 국민의 뜻에 순응하는 힘이다.
물론
일제식민지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를 세습한 한나라당에게 대화와 타협과 포용을 요구하는 것이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인
줄은 안다. 하지만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나라당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힘을 절제할 때이다. 그렇지 않고 그 알량한 힘을 과신한다면
기필코 코가 깨지고 판이 엎어지게 될 것이다. 그때 가서 후회한들 이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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