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독도는 일본땅’ 교육 의무화

일본 정부가 14일 자국 초·중학교 학습지도요령에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처음 명시했다. 교사들이 사용하는 학습지도요령은 일본의 모든 학생에게 가르쳐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다. 일본 초·중·고교 사회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란 주장이 들어간 데 이어 교사의 학습 지도까지 같은 주장을 가르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불러 독도 관련 부당한 주장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갈등으로 가뜩이나 경색된 한·일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오후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고시했다. 개정안은 초·중학교 사회과목에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을 반드시 가르치도록 했다. 2008년 개정된 기존 학습지도요령에는 일본이 러시아와 분쟁 중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의 영유권만 명시돼 있다. 여기에 이번에 독도와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 주장까지 추가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이 실효지배하는 독도는 일본 땅이고, 일본이 실효지배하는 센카쿠 열도에는 영유권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일선 교육 현장에서 의무적으로 교육될 전망이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교육 우경화가 일본 전체에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학습지도요령은 2020년부터 초등학교, 2021년 중학교에 전면 적용된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고등학교는 연내 고시하고 2022년부터 도입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2008년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처음으로 “일본과 한국 사이에 다케시마(독도)를 둘러싼 주장에 차이가 있다”고 명시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를 귀국조치하며 강력 항의했다. 이후 일본의 초·중·고교 사회교과서 대부분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일본의 학습지도요령 개정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개정은 일본의 미래 세대에 그릇한 영토관념을 주입하고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스즈키 히데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