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계속되자 낙동강의 녹조가 심해지고 있다. 강물의 색깔이 녹색으로 변한 것은 물론, 생물도 살아남기 어려운 수준으로 변하고 있다. 8월16일 연합뉴스가 부산상수도본부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부산지역 상수원인 물금취수장의 남조류 개체 수는 지난달 평균 ㎖당 974개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평균 1만283개로 나타나고 있다"며 "한 달 새 10배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한 16일 오전 10시 낙동강 창녕 함안보의 수문 3개를 오전 10시 부터 동시에 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부산지역본부 낙동강통합물관리센터 주성열 관리팀장은 " 함안보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까지 10시간동안 3,400만 톤의 낙동강 물을 방류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창녕/ 김봉규 선임기자
녹조량이 많아짐에 따라 물고기 개체수도 급감했다. JTBC 8월16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4대강조사위원회가 낙동강 생태계를 조사했더니 실제로 참게와 블루길·강준치 등 8종만 발견됐다"며 "10년 전 70여 종이었던 낙동강 물고기 개체 수가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3년부터 어민 480여 명이 낙동강에 연꽃을 심고 쓰레기를 줍는 등 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녹조에 의한 생태계 변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식수 역시 먹어도 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4대강조사위원회가 7월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질 기준 가운데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합천보 4등급(약간 나쁨)·함안보 5등급(나쁨), 총인 농도는 합천보 4등급·함안보 5등급으로 나타났다. 4등급이면 '심하게 오염된 농업용수'에 비유된다.
물론, 환경부나 정수장에서는 물을 먹는 데는 상관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우려를 표시한다. 경남도민일보 8월17일 보도에 따르면 박재현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는 "공학적으로 정수 처리 과정에서 완벽한 100%가 가능하냐는 것"이라며 "그렇게 봤을 때 현재 낙동강 독소는 기준치 200~400배로 나타나는데 99%만 정수과정에서 걸러진다고 봤을 때 세계보건기구 기준치보다 최소 2배 이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녹조가 심하면 기본적으로 응집제·소독제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부산물이 많아진다는 얘기다. 이 또한 먹는 물에 대한 우려 중 하나"라고 했다.
정부는 이처럼 녹조 현상이 심화되자 '보'의 문을 열고 수질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낙동강 칠곡보부터 창녕함안보까지 5개 보와 합천댐 수문을 10시간 개방했다. 방류한 물은 4300만톤. TV조선에 따르면 김지찬 수자원공사 낙동강물관리센터 단장은 "상하층의 수온 차이 및 용존산소가 개선되는 등 녹조 발생 저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방류는 일시적인 효과만 기대할 수 있을 뿐, 근본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조경제 인제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낙동강은 초당 2000톤 정도의 수준에서 홍수량으로 판단되는데 그 이하로서 세척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실제 지난해에도 이런 펄스형 방류를 했으나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남조류 수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MB정부에서 추진한 4대강 때문에 '보'를 허물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4대강 전도사였던 이재오 전 의원의 생각은 다르다. 4대강과 녹조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YTN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녹조라고 하는 것은 옛날부터 있었던 것"이라며 "전국에 4대강으로 들어오는 지·하천이 300여개가 넘는데 그것에 대해 후속 조치로서 꾸준히 정비를 하고, 지천, 하천에 흘러들어오는 오폐수라든지 생활폐수, 이런 것들의 수질을 개선해야 하는데 현 정부에서는 그것을 전혀 안 하고 있다"며 오히려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