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처럼… 붙이는 당뇨 진단·투약 장치 개발

김대형 교수팀, 전자 피부 만들어
혈당 측정… 스마트폰에 전달
 

파스처럼 피부에 붙여 혈당(血糖)을 측정하고 약물까지 전달하는 패치형 전자장치<사진>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 장치가 상용화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주삿바늘로 혈액을 채취하고 약물을 주사해야 했던 당뇨병 환자들의 고통과 번거로움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김대형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은 2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발표 논문에서 "땀에 들어 있는 당분으로 혈당 수치를 파악하는 센서와 약물 주입용 미세 약물 침을 하나로 만든 당뇨 환자용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자 피부는 피부에 달라붙어 자유롭게 휘어지는 전자장치라는 뜻으로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

전자 피부는 크게 센서와 약물 침 등 두 부분으로 나뉜다. 혈당 센서는 전기를 구리보다 1000배나 잘 흘리는 탄소 복합체로 만들었다. 여기에 붙어 있는 효소가 땀에 녹아 있는 당분을 만나면 전자가 빠져나온다. 이때 발생하는 전류의 변화로 혈당 수치를 측정한다. 혈액 속의 당분과 땀에 있는 당분의 양은 비례한다. 센서가 측정한 혈당 수치는 무선으로 스마트폰 등 외부 기기에 전달된다.

혈당 수치가 높게 나오면 외부 기기에서 약물 주입 신호를 보낸다. 신호가 들어오면 전자 피부 안에 있는 그물 모양의 전기 히터에 전류가 흘러 열이 난다. 온도가 섭씨 42도 이상으로 오르면 미세 약물 침의 끝이 녹아 안에 든 약물이 피부로 주입된다. 바늘의 크기가 워낙 작아 통증은 없다.

연구진은 인체 실험에서 혈당 측정 센서의 효능을 입증했다. 미세 약물 침도 당뇨병에 걸린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혈당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혈당 센서는 3년 이내, 미세 약물 침은 5년 이내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형 연구위원은 "기업들과 상용화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전자 피부에 적용된 기술은 다른 질병의 진단과 치료용 패치 장치에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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