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향유고래가 이마로 포경선을 들이받았는지에 대한 논란은 거의 200년째 계속되고 있다.
론 하워드 감독의 2015년작 ‘하트 오브 더 씨’는 1820년에 있었던 향유고래의 공격 사건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향유고래는 몸 길이 18m 이상까지 자라며, 미국 포경선 에섹스 호의 침몰 사건은 허먼 멜빌의 1851년 소설 ‘모비딕’의 영감이 되기도 했다.
향유고래의 이마 구조는 수컷들이 짝짓기 상대를 놓고 서로 싸울 때 들이받는 용도로 기능하도록 진화했다고 주장하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동등 비평 저널 PeerJ에 4월 5일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향유고래는 배를 들이받아 가라앉히고도 다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향유고래 이마 구조가 충돌시 두개골의 충격을 현저히 줄여주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구했다.
향유고래의 이마에는 기름이 든 커다란 두 개의 구역이 있다. 하나는 ‘경랍기관’이고 하나는 ‘멜론(junk 또는 melon)’이다. 이 기관이 향유고래의 박치기 능력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든 기름이 19세기 포경업의 주요 목표였다.
“향유고래 이마는 동물계에서 가장 이상한 구조 중 하나다. 우리의 연구는 향유고래 이마의 ‘멜론’ 안의 결합 조직 칸막이가 충격 흡수 기능을 한다는 걸 보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해부학, 골생물학, 대형 동물 역학 전문가인 올가 파나기오토풀루 박사가 성명에서 밝혔다.
항유고래의 머리가 박치기 기능을 한다는 이론은 19세기의 어느 사건 이후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대형 수컷이 1820년에 박치기로 가라앉힌 배에 탔던 포경사 오엔 체이스는 향유고래의 머리가 박치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고 묘사했다.” 파나기오토풀루의 말이다.
“우리의 연구가 있기 전까지 그게 역학적으로 가능한지 조사된 적은 없었다. 과학계는 박치기 가설을 받아들이기 주저했다. 그 이유는 향유고래 머리의 앞부분에는 고래들끼리의 음파 커뮤니케이션에 필수적인 민감한 해부학적 구조가 들어있는데, 박치기를 하면 손상을 입기 때문이었다. 또한 실제로 향유고래들이 박치기하는 걸 본 사람은 많지 않다.”
환경 보호 조사관 산드라 래넘은 작년에 1997년 캘리포니아 만 위를 비행하다가 향유고래 두 마리가 박치기하는 것을 목격한 일을 자세히 묘사한 글을 기자들에게 보냈다.
과학자들은 향유고래들이 치명적인 두개골절을 입지 않고 박치기하는 방식을 더 알고 싶어한다.
“우리의 연구에는 한계가 있지만, 우리에게 자극을 받아 다른 종들이 박치기를 할 때 머리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밝히는 후속 연구들이 나오길 희망한다. 이러한 공격적인 행동이 관찰되었으나 자세히 파악되지 않은 종들이 있다.” 파나기오토풀루의 말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Moby Dick’ May Be More Than Just A Whale Of A Tal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