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무리수 발언과 공화당 주류의 공세 등으로 약세에 몰린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11일(현지 시각) 자신의 지지자가 공화당원 등록서류를 불태우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1분 19분 길이의 이 영상에서 한 중년 백인 남성은 공화당원 등록서류를 불태우며 “앞으로 이런 장면을 자주 보게 될 것"이라며 "나는 평생 공화당원으로 살아왔는데 앞으로 다시는 공화당원이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당을 떠난다. 나는 적어도 당분간은 무소속으로 남아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라면서 "제기랄, 공화당"이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훌륭한 많은 시민이 정치인들에 의해 투표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제 골치 아프게 됐다"고 했다.
이 영상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한 중년의 백인 남성이 만든 것으로, 트럼프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앞서 9일 치러진 콜로라도 경선에서 압승해 이 지역 대의원 13명을 모두 차지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제작한 것으로 보여진다.
트럼프는 전날에도 '공화당이 만약 계속해서 당원과 국민의 의지를 뒤집으려고 한다면 수백만 명이 그들의 공화당원 등록서류를 불태울 것'이라는 한 지지자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 형식으로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앞으로 보냈다.
트럼프는 최근 ‘낙태 여성 처벌’과 ‘한·일 핵무장 허용’ 발언 등으로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이 때문에 당 주류 진영은 오는 7월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를 열어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대신 크루즈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최종 후보로 옹립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서 트럼프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