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월호 추모' 샌드아티스트 신미라(동영상)

[짬] ‘세월호 추모영상’ 공유하는 샌드아티스트 신미리 작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를 뉴스로 보면서 울지 않은 국민이 없었을 것이다. 샌드아티스트 신미리(사진)씨 역시 눈물 속에 “가슴이 너무 아파서, 뭔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열흘 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않은 채 세월호 추모 샌드아트 영상을 만들어 헌정했다. 4분30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두 가지 버전으로 음악과 결합이 되어 유튜브를 통해, 안산 단원고와 여러 곳에서 열린 추모공연을 통해 퍼져나갔다. 하나는 팝페라 가수 임형주씨가 부른 세월호 추모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에 맞춰 만든 영상, 다른 하나는 윤일상씨의 연주곡 ‘부디’와 함께 했다. 영상 작품에서는 그의 손이 스치고 지나가면 촛불이 타올랐고 엄마의 품에 안긴 소녀의 등에서 날개가 돋아 올랐다. 커다란 눈망울에서 금세 눈물이 떨어졌다. 리본이 태극기로 덮인 세월호를 들어올렸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라는 가사에도 불구하고 이 영상을 보면서 또 많은 국민이 눈물을 흘렸다. 30만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고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신씨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다시 샌드아트로 추모 영상을 만들었다. 이번엔 인디밴드 ‘더 플레이’가 만들고 부른 ‘별처럼 멀어진 너에게’와 협업(콜라보)했다.

빛이 나오는 라이트박스 위에 모래를 이용해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예술을 샌드아트라고 부른다. 수채화 화가 출신이며 국내에선 몇 되지 않는 1세대 샌드아티스트인 신씨를 4일 경기도 용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아직 한국에선 다소 생소한 것 같지만 이미 입소문을 통해 기업, 학교, 자치단체 등에서 공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샌드아트는 캐나다인 캐롤라인 리프가 1968년 처음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선 언제 시작되었으며 신 작가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 샌드아트는 어떤 것인가?

“한국에 들어온 계기는 정확히 알진 못한다. 내가 작업한 지는 8년 정도 되었다. 아는 팝페라 가수가 한 줌의 모래를 건네주며 샌드아트로 자신과 협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때 첫 촉감이 너무 좋았고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래에 몰입해 살고 있다. 샌드아트는 포괄적인 용어로 모래로 조각을 하는 작업도 포함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하는 것은 샌드애니메이션 작업이다. 크게 나눠 닦기로 하는 음각과 뿌리기로 하는 양각 기법이 있다. 내 손이 붓이다. 가장 큰 백붓(배경을 칠하는 붓)은 손바닥이며 새끼손톱은 세필이다. 최소 20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선 굵기를 낼 수 있다. 모래와 빛과 손이 있으면 되니 재료비가 들지 않는 친환경 예술이다.”

-모래는 일반 모래인가?

“모래를 절구로 갈아서 곱게 만든다. 스타킹을 씌운 체에 걸러내서 가늘게 만드는데 그렇다고 너무 가벼워 튀거나 날아가선 안 된다. 대천 앞바다 모래가 곱긴 곱더라. 손으로 하는 작업이다 보니 모래는 정확히 세척하고 소독한 것만 쓴다. 컬러도 연구중이다. 이왕이면 천연재료로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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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라 작가

-세월호 추모영상 말고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된 작품은?

“사실 세월호 추모영상 이전에 영화 <겨울왕국>을 보고 샌드아트를 제작해 유튜브에 올린 적이 있다. 한국 작가의 샌드아트라서 놀랍고 고맙다는 댓글이 많았다. 최근엔 ‘빅히어로’를 올렸는데 일부 컬러가 포함되어 있다.”

-개그맨 김병만씨를 가르친 적이 있다고 들었다.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성남아트센터에서 3년째 초급·중급·고급 과정을 두고 강의하고 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2011년 <개그콘서트> ‘달인 김병만’ 코너를 위해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김씨는 서너 차례 교습을 하고 녹화를 했는데 응용력이 뛰어나더라. 겁내지 않고 쉽게 덤벼드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쉽게 도전하라. 손재주도 중요하지만 스토리텔링이 더 중요하다. 내용 없는 형식은 빈 강정이다.”

신씨는 최경주재단을 위해 무료 공연을 한 것을 비롯해 소리·소문 없이 자선공연을 꾸준히 하고 있다. 피아노 듀오 ‘원 하트’와 함께 장애인을 위한 협업 공연을 매년 1회 해왔다. 2014년 8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팝페라·브라스 밴드·타악기·마술·비보이팀과 함께 했던 공연은 올해부터 정례화시킬 계획이다.

신씨는 “세월호 추모 영상의 고화질 원본은 지금까지 20곳 이상에 보내줬다. 무상으로 틀고 공익적인 목적으로 쓴다면 언제든 보내드릴 용의가 있다는 것을 알려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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