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모음> 이해인의 '마음이 아플 때'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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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6-03-31 00:13 조회10,2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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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시 모음> 이해인의 '마음이 아플 때' 외 

+ 마음이 아플 때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하루종일 누군가 
  
하루종일 누군가 물감 칠을 하고 있다. 
쉬지 않고 지치지도 않는 그 사람, 어깨가 넓다. 
복숭아 가지엔 분홍빛 살구나무엔 초록빛, 
봄은 하느님이 그림을 그리는 한 장의 도화지. 
(나태주·시인, 1945-)


+ 술독에 빠진 하루

거침없는 욕망
없는 것에 우린 집착하며 산다
그저 독오른 쥐처럼 설쳐대다
빛바랜 구멍에도 숨지 못하는 하루
술독에 빠져들고 만다
탐스런 안주 없이
낼름 밑바닥 보이는 주량에 
아까운 하루만 주르륵 입가에 흐른다
(지철승·시인, 1974-)


+ 유쾌한 김선생의 하루 

대학생 시절 
문민정부 수립 함성에 앞장섰던 
중산층 가장 김선생의 하루는 
메이저리그에서 날아오는 
선발 박찬호의 시속 156km 광속구로 
분주하게 아침을 강타당하고 
나고야의 태양 선동렬에게 
무실점으로 무사히 저녁을 
마무리당한다 
썩은 동아줄같이 실없이 내리는 
장마철 비를 타고 서로 오르려는 
욕심꾸러기 용들의 전쟁으로 
온통 진흙탕이 된 신한국의 하루에도 
진실은 살아 있다 
스포츠는 살아 있다, 
김선생은 그냥 유쾌하다 
(김영언·시인, 1962-)


+ 하루 그리고 하루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시간들 

그 시간들이 모여서 
나를 만들고 
쓰고, 달고, 기쁘고, 슬프고 
굽이굽이 엮어가는 
인생이 된다 

하루하루가 아팠던 
쓰린 고통도 지나고 나면 
꽃이 되듯이 

마지막 잎새를 떨구는 
겨울 나무처럼 
채찍의 바람이 
단단한 나를 만들듯이 

지지고 볶는 것도 
맛깔나는 하루라는 것을 
가슴으로 품는 날 

바람은 어김없이 
세상에 걸려있는 모든 그물을 
빠져나간다 
(목필균·교사 시인, 1954-)


+ 하루

저물어 가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하루가 저물어
떠나간 사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오 하잘것없는 이별이 구원일 줄이야

저녁 어둑발 자옥한데
떠나갔던 사람 
이미 왔고
이제부터 신이 오리라
저벅저벅 발소리 없이

신이란 그 모습도 소리도 없어서 얼마나 다행이냐
(고은·시인, 1933-)


+ 오늘 하루 

인생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거다

잠에서 깨어나면
선물같이 주어지는 하루

이런 하루하루가 모여서
한 생애가 되는 거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시하는 오늘 하루이지만

언젠가는 이 하루가
더 이상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오늘 하루를  
마치 내 생의 마지막 날인 듯

보석같이 
소중히 여겨야 하리.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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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사 — 서정주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2   293회     추천    비추천
  • 내가 이 땅에 태어나가장 아름다운 순간은네가 나를 처음 보던 그 순간.너의 눈동자 속에내가 비치던 그 순간세상의 모든 꽃이 피어났다.그 후로 나는네 눈동자 속에 살고네 숨결 속에 숨 쉰다.사랑이란그런 것 아니겠는가.서로의 눈동자 속에영원히 사는 것.- 서정주 -
  • 청노루 — 박목월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2   287회     추천    비추천
  • 머언 산 청운사낡은 기와집.산은 날이 저물어가는 곳마다어둠이 내리는데푸른 안개 속에노루 한 마리외로이 서 있네.그 노루의 눈빛이내 마음을 울린다.청노루야,너도 외롭구나.- 박목월 -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2   268회     추천    비추천
  •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봄은 오는가?나는 내 손에 피 흐르는 한이 땅을 잊지 않으리.이 땅의 봄을다시 찾으리.아, 빼앗긴 들에도봄은 오고들에는 푸른 물결이 일어난다.그 물결 따라내 마음도 설렌다.- 이상화 -
  •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2   270회     추천    비추천
  • 껍데기는 가라.봄날의 껍데기는 가라.가을에도 푸른그 소나무와 같은우리의 정신을 위하여껍데기는 가라.하늘과 땅 사이에참된 생명이 살아 있는 한껍데기는 가라.오직 하나뿐인진실한 마음으로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
  • 저녁에 — 김광섭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62회     추천    비추천
  • 저녁이면나는 언제나 깊은 생각에 잠긴다.하루가 저물고별이 하나씩 뜨기 시작하면내 마음도 별처럼하나씩 켜진다.어둠이 내리면나는 조용히 말한다.고마웠다고오늘 하루도고마웠다고.- 김광섭 -
  • 자화상 — 서정주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58회     추천    비추천
  • 나는 이 땅에 태어나이 땅의 바람과 햇살을 먹고 자랐다.내 얼굴에는 이 땅의 흙이 묻어 있고내 눈동자에는 이 땅의 하늘이 담겨 있다.비바람에 시달린 나무처럼내 몸에는 상처가 많지만그 상처마다 새싹이 돋아나고꽃이 피어난다.나는 이 땅의 아들이다.이 땅을 사랑하는 마음으…
  • 행복 — 나태주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80회     추천    비추천
  • 행복은늘 그런 법이다.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가까이 있는 것.눈을 감으면더 잘 보이는 것.귀를 막으면더 잘 들리는 것.그래서 나는오늘도 행복하다.네가 있어행복하다.- 나태주 -
  • 빈 집 — 정호승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75회     추천    비추천
  • 누군가 떠난 빈 집에는바람이 산다.부엌에는 빈 항아리마당에는 빈 그네.문풍지가 울어 대는 밤빈 집을 찾아온가을비 한 줄기.그리고 또 한 줄기.빈 집은 가을비를 품고서럽게 잠든다.- 정호승 -
  • 새 — 천상병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89회     추천    비추천
  • 새는나뭇가지에 앉아노래한다.새는무심한 듯날개를 접는다.새는내 마음 속에살고 있다.나는새가 되어날고 싶다.- 천상병 -
  • 백자 — 백석  
  • 최고관리자   2026-06-15 23:50:51   265회     추천    비추천
  • 백자는 아직도 조선의 얼굴이다.오랜 세월을 견디어 온그 순백의 빛깔은민족의 혼을 닮았다.푸른 용이 구름을 헤치는그 모습 속에우리의 꿈이 숨 쉬고우리의 슬픔이 녹아 있다.백자는 아직도조선의 얼굴이다.- 백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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